대구 수성구청 별관 사무실에서 30대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1차 부검 결과 사인이 대동맥박리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사건 당시 119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현장 수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숨진 30대 공무원 A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대동맥 내막이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대동맥박리가 사인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을 밝혔다. 다만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밀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수 주가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13일 오전 6시 45분쯤 대구 수성구청 별관 4층 사무실에서 환경미화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A씨가 먹다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햄버거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발견 전날인 12일 오후 11시 35분께 사무실에서 초과 근무를 하던 중 몸에 이상을 느끼고 휴대전화로 119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A씨는 대구소방본부 119상황실과 정상적인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고 전화기 너머로 구토하는 소리만 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방 당국은 휴대전화 GPS 위치 추적을 통해 A씨의 위치를 수성구청 주변으로 특정한 뒤 오후 11시 45분께 경찰과 함께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출동한 소방과 경찰은 수성구청 별관 건물 출입문이 잠겨 있다는 이유로 내부 진입을 시도하지 않은 채 자정 무렵 철수했다. 수색을 시작한 지 약 15분 만이었다.
이 과정에서 수성구청 1층에서 근무 중이던 당직자들에게 별도의 협조를 요청하지 않았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지면서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와 경찰은 출동 대원들을 상대로 당시 별관 출입문이 실제로 잠겨 있었는지, 내부 진입을 시도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A씨의 사인으로 지목된 대동맥박리라는 질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동맥박리는 심장에서 전신으로 혈액을 보내는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의 안쪽 막이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응급 질환이다. 대동맥은 세 겹의 벽으로 이뤄져 있는데 가장 안쪽 막이 찢어지면 혈액이 벽 사이로 파고들어 혈관이 갈라지듯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혈액의 흐름이 급격히 변하고 주요 장기로 가는 혈류가 막히거나 대동맥이 파열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의료계에서는 치료가 지연될 경우 시간 단위로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분류한다.
대동맥박리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흉통이다. 환자들은 흔히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나 칼로 베는 듯한 통증이 갑자기 나타났다고 표현한다. 통증은 가슴에서 시작해 등이나 복부, 목, 턱 등으로 퍼질 수 있다.
이와 함께 구토, 식은땀, 어지럼증, 호흡 곤란, 의식 저하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혈류가 뇌로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실신이나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일부 환자는 복통이나 허리 통증만 느끼기도 있어 초기에는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근육통으로 오해되는 경우도 있다.
대동맥박리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고혈압이 가장 많이 꼽힌다. 장기간 높은 혈압이 지속되면 대동맥 벽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져 혈관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동맥경화, 흡연, 유전성 결합조직 질환, 심장 질환, 외상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이나 가족 중 대동맥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다.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젊은 연령에서도 드물지 않게 나타날 수 있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박리가 발생한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심장에서 가까운 상행 대동맥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대개 긴급 수술이 필요하며, 하행 대동맥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약물 치료와 함께 혈압을 안정적으로 낮추는 치료가 진행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가능한 한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극심한 가슴 통증이나 등 통증이 발생하고 구토나 식은땀이 동반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하거나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초기 대응이 몇 시간만 늦어져도 생존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