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유튜브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이들의 급여 명세서가 공개되면서 '생수 배달은 몸만 상하는 막노동'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현장에서 뛰는 기사들이 직접 밝힌 생수 배송의 실상은 막노동이라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실속 있는 고수익 직종에 훨씬 가깝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된 한 기사의 급여 명세서를 보면 눈이 번쩍 뜨인다. 한 달 동안 총 6674팩의 생수를 배송해 총 769만 6546원을 지급받았다.

현직 5년 차 베테랑 기사에 따르면 생수 배달 수익은 비수기에도 600만~700만 원 선을 유지한다. 성수기에는 800만~900만 원, 여름 성수기에는 1000만 원에 근접하는 매출을 올리는 기사도 적지 않다.
생수 배송 기사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수익의 정직함이다. 땀 흘린 만큼 돈을 버는 게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오죽하면 "하루 쉬는 것은 30만 원짜리 휴무"라며 쉬는 것조차 아깝다고 말할 정도다.
"생수 나르다 허리 나간다"는 걱정 섞인 시선에 대해 기사들은 한목소리로 "오해"라고 일축한다. 처음 한두 달은 헬스장에서 운동을 막 시작했을 때처럼 근육통이 찾아오고 몸이 버텨낼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순간이 오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오히려 근육이 붙고 체력이 좋아진다는 것이 현직자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다. 실제로 인터뷰에 응한 한 기사는 "두 달만 버티면 된다. 그날 출근하고, 물량만 본인 페이스대로 소화하면 아무 문제 없다"고 했다.
배송 효율을 높이는 장비의 발전도 한몫한다. 차량 양옆이 열리는 양문 슬라이드 탑차를 활용하면 생수를 꺼내는 동선이 짧아지고 체력 소모가 줄어든다. 내부 높이 130cm 규격에 맞는 탑차를 선택해야 물량을 최대한 실을 수 있다는 것도 베테랑들만 아는 노하우다. 쿠팡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직관적으로 배송 동선을 짜주기 때문에 불필요한 시간 낭비도 적다.
일반 택배처럼 물류 센터를 여러 차례 오가는 2, 3회전 배송과 달리, 생수 배송은 한 차 가득 실은 물량을 모두 털어내면 그날 일과가 끝난다. 시간 대비 효율만 놓고 보면 단연 압도적이다. 실제 배송에 걸리는 총 시간을 따져보면 같은 금액을 버는 데 일반 택배보다 생수 배송이 더 빨리 끝난다는 것이 현직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초기 비용에 대한 진입 장벽도 생각보다 낮다. 업계 베테랑들은 "초기 자본 0원으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350만 원짜리 중고 화물차를 인수해 첫 달 수익으로 인수금 전액을 갚고 시작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후 월 50만 원 안팎의 할부가 남더라도 700만 원 수익에서 차감하면 여전히 650만 원이 손에 쥐어지는 구조다. 최근에는 전기차로 전환하는 기사도 빠르게 늘고 있다. 경유 차량 기준으로 월 70만~90만 원에 달하던 연료비가 전기차를 쓰면 20만 원대로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정 지출이 줄어드는 만큼 순수익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여기에 상사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혼자 움직이며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는 점은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더없이 매력적인 조건이다. 공직 생활을 접고 워터플렉스로 전업한 한 기사는 "업무 스트레스도 없고, 사람 때문에 힘든 일도 없다. 훨씬 낫다"고 단언했다.
물론 새벽 공기를 마시며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이 쉽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 온몸이 흠뻑 젖은 채 도시락을 먹다가 눈물이 차오르는 순간도 있고,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건물 10층까지 2L짜리 생수를 두 손 가득 들고 올라가야 하는 고단한 상황도 찾아온다. 경사가 험한 언덕 동네에서는 차에 물량을 절반만 싣고 여러 차례 오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고생한다"며 문을 열고 나와 5만 원을 건네는 할머니, 차 안에 음료수를 몰래 넣어두는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지친 몸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고 기사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