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총선’으로 불리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7년 만에 실시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탄광 선거구를 찾아 투표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제15기 대의원 선거일인 전날 평안남도 순천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천성청년탄광에 마련된 선거장에서 투표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대의원 후보자인 천성청년탄광 지배인 조철호에게 찬성표를 던졌고, 김재룡, 리일환, 김덕훈, 김여정 등 간부들이 동행했다.
◈ 북한의 ‘총선’으로 불리는 최고인민회의 선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북한에서 남한의 국회의원 총선에 해당하는 정치 일정이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최고주권기관으로, 입법과 예산 심의 기능을 맡고 있다. 다만 실제로는 노동당의 결정을 국가 제도로 추인하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선거는 2019년 이후 7년 만에 열렸다. 통상 5년마다 치러지지만 이번에는 당대회와 국가기구 운영 주기를 맞추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2023년 대의원 선거법을 개정해 후보 추천 단계에서 복수 인물에 대한 지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하고 반대 표시 방식도 손봤다. 그러나 최종 후보 등록 단계에서는 선거구마다 1명만 등록되는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다. 사실상 찬성 투표를 전제로 한 선거라는 점에서 주민의 자유로운 선택권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북한 매체는 전날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전국 모든 선거구에서 투표가 끝났고, 등록 선거자의 99.99%가 투표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 김정은, 탄광 선거구 택해 석탄 산업 강조
김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탄광 선거구를 찾은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현지 연설에서 “석탄은 어제도 오늘도 우리 공업의 식량이며 자립경제 발전의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발전이 가속될수록 석탄 수요는 더욱 절실하게 제기되고 있다”며 석탄 산업의 중요성을 거듭 부각했다. 또 지난달 당대회에서 석탄 생산량을 현재의 1.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새 5개년 목표로 정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최고인민회의 선거 때도 상징성이 강한 장소를 택해 투표해 왔다. 2014년 13기 대의원 선거 때는 김일성정치대학에서 표를 행사했고, 2019년 14기 선거 때는 김책공업종합대학에 마련된 투표장을 찾았다. 이번에는 탄광을 선택하면서 석탄을 축으로 한 기간산업 정상화와 자립경제 메시지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13기 대의원 선거까지는 직접 후보로 나서 당선됐지만 2019년 헌법 개정 이후에는 출마하지 않고 있다. 당시 북한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거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이를 두고 형식상 권력 분립 원칙을 반영하려는 대외 선전용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