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 오른 한국 야구대표팀이 귀국했다.

16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이날 오전 전세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표팀은 귀국 후 인천공항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공식 해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팬 여러분의 성원을 잊지 않겠습니다. 변화와 노력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준비해 선수단을 맞이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야구가 2009년 준우승 이후 17년 만에 다시 WBC 토너먼트 무대를 밟은 대회로 기록됐다.

◈ 17년 만의 WBC 8강…호주전 ‘기적 같은 승리’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호주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8강 티켓을 따냈다. 당시 한국은 2실점 이하로 막고 5점 차 이상 승리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대표팀은 이를 모두 달성하며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이 경기는 이번 대회 한국 야구의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로 남았다.
하지만 4강 진출 문턱에서는 세계 강호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표팀은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WBC 준준결승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0대10으로 패해 탈락했다. 투타 모두에서 압도당하며 국제무대 경쟁력의 격차를 실감한 경기였다.

◈ “내 마음 속 MVP는 노경은”…류지현 감독이 돌아본 대회
귀국 인터뷰에서 류지현 감독은 대회를 돌아보며 복합적인 소회를 밝혔다. 류 감독은 “1라운드를 돌이켜보면 기쁨도 있었고 실망도 있었다”며 “호주전에서 팀 코리아가 하나로 뭉쳐 이뤄낸 순간은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특히 이번 대회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로 최고참 투수 노경은을 지목했다. 그는 “굳이 MVP를 꼽자면 노경은”이라며 “최고참으로 궂은일도 많이 하면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감독으로서도 큰 울림을 준 선수였다”고 평가했다.
대표팀에 대한 감사 인사도 이어졌다. 류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고생했고 고맙다는 말을 했다”며 “작년 11월 평가전부터 사이판 훈련을 거쳐 이번 대회까지 함께한 시간이 개인적으로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한국계 메이저리거들도 합류했다. 저마이 존스 셰이 위트컴 데인 더닝 등 한국계 선수들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며 팀 전력에 힘을 보탰다. 류 감독은 “그 선수들과 교감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대한민국 대표팀에 대한 진정성이었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뭉쳤다는 점이 의미 있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역시 호주전을 꼽았다. 그는 “호주전 때는 감격스러워 눈물도 흘렸다”며 “그 결과는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라 모두가 힘을 모아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17년 만의 WBC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남겼다. 동시에 국제무대 경쟁력 강화와 투수 육성이라는 과제도 확인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귀국 직후 각 소속팀으로 복귀해 시범경기를 소화하며 시즌 개막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