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허리 숙여 3·15 유족에 정부 첫 공식 사과…참석자 눈물

2026-03-15 14:39

허리 깊이 숙이며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오전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에 참석해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 민주 묘지에서 열린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 민주 묘지에서 열린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국가권력에 의해 큰 아픔을 겪으신 3·15 의거 희생자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발언 직후 이 대통령은 잠시 말을 멈춘 뒤 연단 옆으로 이동해 허리를 깊게 숙였다. 예상치 못한 장면에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고, 박홍기 3·15의거 기념사업회장 등 일부 참석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경찰 발포로 16명이 희생된 3·15 의거와 관련해 정부가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직 대통령이 3·15의거 기념식에 직접 참석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1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 민주 묘지에서 열린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에서 3·15의거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1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 민주 묘지에서 열린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에서 3·15의거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기념사를 마친 뒤 김혜경 여사와 함께 ‘3·15 의거의 노래’를 제창했다. 행사에 앞서서는 국립 3·15민주묘지 참배단을 찾아 헌화한 뒤 방명록에 “님들의 희생과 헌신, 민주주의 완성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3·15의거는 1960년 3월 15일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맞서 당시 마산 시민과 학생들이 중심이 돼 일으킨 최초의 유혈 민주화운동이다.

당시 시위에 참여한 뒤 실종됐던 마산상업고등학교 1학년 김주열 열사가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이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을 비롯해 박완수 경남지사, 김두관·김경수 전 경남지사, 3·15의거 유공자와 유족, 학생, 각계 대표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 민주 묘지 참배를 마친 뒤 작성한 방명록. 이 대통령은 '님들의 희생과 헌신 민주주의 완성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 민주 묘지 참배를 마친 뒤 작성한 방명록. 이 대통령은 "님들의 희생과 헌신 민주주의 완성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한편 3·15 의거 66주년을 맞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66년 전 마산 거리를 메웠던 민주주의의 열망은, 오늘날 12.3 불법 비상계엄에 맞서 용기 있게 맞서 헌정 질서를 지켜낸 국민의 저력으로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며 “민주당 역시 3·15 의거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민생을 살피고, 항상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박지혜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독재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한 민주시민들의 함성은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고, 이는 우리 헌법의 정신으로 남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논평에서 박 대변인은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실탄을 발포하고, 고문과 폭행 등 인권침해를 저지른 과오에 대해 경찰이 66년 만에 공식 사과했다. 국가 폭력의 어두운 역사를 직시하고 바로잡는 것은 민주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뒤늦은 사과가 희생자와 유가족의 해묵은 아픔을 모두 씻어낼 수는 없겠지만, 오랜 상처를 보듬는 위로로 닿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