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사전에 보고받고도 이란 공격을 승인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있다는 군 보고를 받았지만, 이란이 먼저 굴복하거나 미군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해 공격을 승인했다.
당시 논의를 잘 아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전쟁 이전 여러 차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공격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케인 의장은 이란이 기뢰와 드론, 미사일 등을 이용해 해협을 차단하려 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런 시나리오를 반복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이란이 실제로 해협을 봉쇄하기 전에 먼저 굴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으며, 설령 봉쇄를 시도하더라도 미군이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공격 승인에 앞서 백악관과 군 당국은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호위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미 국방부 내부에서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란의 선박과 드론, 미사일 등 해안 방어 전력을 제거하지 않는 한, 유조선을 호위하는 미 해군 함정이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군 당국자들은 이번 충돌이 최소 수주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통로다. 이란 군부가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경제에도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미국 군사력에 대한 강한 신뢰가 작용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댄 케인 합참의장을 깊이 신뢰해 왔으며, 지난해 이란 핵시설 공습과 올해 1월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는 작전 이후 이런 신뢰가 더욱 강화됐다고 WSJ은 전했다.
또한 이번 전쟁 논의에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소수 인원만 참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접할 수 있는 정보와 조언의 범위가 제한됐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중동 담당 고위 당국자들과 외교관들조차 전쟁 계획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공습이 시작된 뒤 언론 보도를 통해 상황을 알게 됐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미 정부 내부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인 대피 계획과 향후 이란 지도부와의 관계 설정 등 여러 문제가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미국 내 여론 역시 전쟁에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은 보수층에서 이번 군사 행동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대통령을 안심시키려 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