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무칠 때는 무조건 넣어보세요... '이것'만 넣어도 맛이 확 달라져요

2026-03-13 14:07

간 건강까지 챙기는 봄나물 요리 '미나리 초무침'

3월이 되면 시장 채소 코너가 바뀐다. 시금치와 콩나물 사이로 미나리 단이 수북하게 끼어든다. 향부터 다르다. 지나가다 코끝에 걸리는 그 풋풋하고 청량한 냄새에 발걸음이 절로 멈춘다. 겨우내 기름지고 무거운 것만 먹다 보면 몸이 먼저 안다. 뭔가 가볍고 새콤한 것이 당긴다는 걸. 미나리 초무침은 그 욕구에 정확히 답하는 요리다.

미나리 / 뉴스1
미나리 / 뉴스1

미나리는 초무침에 잘 어울리는 식재료다. 미나리 특유의 향과 약간의 쓴맛은 식초의 산미와 만났을 때 신기하게도 서로를 살려준다. 쓴맛은 날카로워지지 않고 오히려 둥글어지고, 새콤함은 더욱 생기를 얻는다. 여기에 고추장과 고춧가루의 칼칼함, 올리고당과 매실액의 은은한 단맛이 더해지면 봄 한 접시가 완성된다. 특히 미나리 줄기의 아삭한 식감은 무침 요리에서 빛을 발하는데, 물기를 꼭 짜낸 뒤 양념을 입히면 쉽게 숨이 죽지 않아 끝까지 씹는 맛을 즐길 수 있다. 나물류는 보통 참기름과 마늘에 무치는 방향으로 가지만, 미나리는 그 방향으로 가면 향이 충돌한다. 산미가 미나리의 개성을 살리는 최적의 짝이다.

미나리는 맛뿐 아니라 영양 면에서도 봄철 으뜸 채소다. 간 기능 보호와 해독 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A·B·C가 풍부하고 철분과 칼슘도 들어 있다. 예로부터 황달이나 간염에 미나리즙을 써왔을 만큼 간과의 인연이 각별한 채소다. 봄철에 나른함과 피로를 달고 사는 이들에게 미나리 한 접시는 그 자체로 보약이다. 실제로 미나리에는 플라보노이드와 베타카로틴 같은 항산화 성분도 들어 있어 면역력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겨우내 부족했던 엽산을 보충하는 데도 효과적이어서 임산부나 빈혈이 있는 이들에게도 좋은 봄나물로 꼽힌다.

미나리 초무침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살짝 데쳐서 무치는 방법과 생미나리 그대로 양념에 버무리는 방법이다. 어느 쪽이 낫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취향의 문제이자 때로는 그날의 기분 문제이기도 하다.

먼저 데쳐서 무치는 방법. 미나리 300g을 준비한다. 미나리는 찬물에 두세 번 깨끗이 헹군 뒤 줄기 끝의 지저분한 부분을 잘라낸다. 끓는 물에 소금과 설탕을 각각 반 큰술씩 넣고, 줄기 부분부터 먼저 넣은 뒤 이파리를 넣어 딱 1분간 데친다. 오래 데치면 아삭함이 사라지니 타이밍이 생명이다. 데친 미나리는 바로 찬물에 헹궈 열기를 식히고 물기를 꼭 짜준다. 이 단계를 제대로 해야 양념이 묽어지지 않는다. 3cm 길이로 잘라두고, 대파 흰 부분 반 대도 송송 썰어 준비한다.

양념은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반 큰술, 설탕 1큰술, 올리고당 1큰술, 식초 2큰술, 매실액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을 섞어 설탕이 잘 녹도록 고루 저어준다. 여기에 대파를 넣어 함께 버무린 뒤 물기를 한 번 더 꽉 짜낸 미나리를 넣고 조물조물 무쳐준다. 뭉쳐 있는 미나리를 잘 털어 양념이 고루 배게 하는 것이 요령이다. 마지막에 참깨 한 줌을 뿌리면 고소함이 더해지며 마무리된다. 데친 미나리로 만든 초무침은 향이 한층 부드럽고 식감이 말랑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있다. 미나리 특유의 강한 향이 부담스러운 분들, 혹은 처음 미나리 초무침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미나리초무침. AI 툴로 만든 사진.
미나리초무침. AI 툴로 만든 사진.

두 번째는 생미나리 초무침이다. 미나리 400g을 준비하고, 청양고추 2개, 대파 1개를 함께 갖춰둔다. 손질한 미나리를 먹기 좋은 길이로 잘라둔다. 대파는 반으로 갈라 4등분한 뒤 길게 채 썰고, 청양고추는 얇게 슬라이스한다.

양념은 고추장 2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현미식초 3큰술, 매실원액 1큰술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까나리액젓 1큰술을 넣는 것이 이 방식의 핵심이다. 까나리액젓이 들어가면 깊고 구수한 감칠맛이 살아나며 양념의 무게감이 달라진다. 생미나리 초무침에는 양념을 지나치게 강하게 넣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파릇한 색감이 살아 있어야 먹음직스럽고, 미나리 본연의 향도 더 진하게 느껴진다. 미나리를 넣고 조심스럽게 버무린 뒤 마지막에 깨를 솔솔 뿌려 낸다. 생미나리 특유의 청량한 향이 입안 전체를 깨우는 느낌이 이 버전만의 매력이다.

두 방법을 나란히 놓고 보면 데친 버전이 부드럽고 익숙한 맛이라면 생미나리 버전은 보다 향긋하고 야생적이다. 봄 향기를 있는 그대로 담고 싶다면 생미나리 초무침을, 처음 만드는 요리라면 데친 미나리 초무침부터 시작해보자. 두 버전 모두 만들자마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시간이 지나면 물기가 생기고 색이 탁해지므로, 먹을 만큼만 그때그때 무쳐내는 것이 좋다. 냉장 보관 시에도 하루 안에 먹는 것을 권한다. 어느 쪽이든 밥 한 공기는 뚝딱 비워질 것이다. 봄은 밥상에서도 온다.

미나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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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