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56)가 취임 사흘 만인 12일(현지시각) 첫 공식 성명을 내고 미국·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적(미국·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계속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을 볼모로 서방을 압박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 총사령관은 곧바로 "최고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해협 봉쇄를 이어가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겠다"고 화답했다.
하메네이는 이른바 '제2의 전선' 개설 가능성도 공식화했다. 그는 "적이 경험하지 못했고 취약한 제2의 전선 형성에 대한 검토가 끝났다"며 "전쟁 상황과 국익에 따라 즉각 활성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스라엘과의 직접 충돌 외에 비대칭 전력이나 중동 내 대리 세력을 동원한 게릴라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변 걸프 국가들을 향해서는 자국 내 미군 기지 폐쇄를 압박했다. 그는 최근 이란이 주변국을 공격한 게 아니라 미군 기지만을 타격했다고 변명하면서 "우리 국민을 살해한 자들을 도운 기지들을 조속히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순교에 대한 보복을 피하지 않겠다"며 보복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메네이는 이번 공습으로 아버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해 아내와 누이, 조카 등 가족 다수를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남부 미나브의 초등학교 폭격으로 숨진 여학생들을 순교자로 언급하면서 "적에게 보상을 얻어내야 하며, 그들이 거부하면 똑같이 빼앗고 쳐부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반서방 무장연대 '저항의 축'에 대해서는 '최우선 우방'으로 규정하고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이날 성명은 하메네이가 직접 나서지 않고 국영방송 앵커가 대독하는 방식으로 전달됐다. 그가 전쟁 발발 이후 단 한 차례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설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란 당국자는 하메네이가 공습 당시 부상을 입었으나 건강하다고 밝힌 바 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버지가 사망한 뒤 이란의 3대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