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취약한 계층 배제 등 구조적 문제 확인”...서울살림포럼, 민선 8기 16개 핵심 공약 독립 평가

2026-03-13 01:36

- “약자와의 동행, 예산은 12%뿐”…이민옥 시의원, 서울시 공약 송곳 검증
- 이 의원 “단순 집행 넘어 시민 권리 중심으로 정책 전환해야… 행정사무감사 등 의정활동에 적극 활용”

서울시의 핵심 정책 브랜드인 '약자와의 동행'이 실제 예산 배분과 정책 설계에서는 그 철학을 온전히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서울살림포럼' 대표 이민옥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동3)은 2025년 정책과제 연구용역인 '서울시 민선 8기 공약 평가 연구' 결과를 전격 공개했다.

기사 내용 토대로 ai를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 토대로 ai를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이번 연구는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단순 이행 여부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지방의회가 시민의 관점에서 공약을 실질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동국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민선 8기를 대표하는 16개 핵심 공약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국제개발협력 표준인 OECD DAC 6대 기준을 통해 행정적 합리성을 따졌고, 현대 정치철학의 '정의' 개념에 기반한 6대 규범적 지표를 적용해 정책이 얼마나 정의롭게 설계되었는가를 심층 평가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6개 공약 중 약자와의 동행 철학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분야는 복지, 돌봄, 건강 등 3개에 불과했다. 균형발전이나 문화, 관광 등 나머지 7개 분야는 연계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예산 배분의 불균형이 여실히 드러났다. 안전, 민생, 경제 등 상위 3개 분야가 전체 예산의 68%를 차지한 반면, 정작 약자를 위한 복지, 돌봄, 여성, 청년 분야의 예산은 다 합쳐도 총 12%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공약 전반에 걸친 세 가지 구조적 문제점도 꼬집었다. 안심금리나 고품질 임대주택 등 주요 사업이 정작 가장 취약한 계층을 오히려 배제하는 '역진적 선별' 현상, 공공이 책임져야 할 서비스를 민간 학원이나 키즈카페 등에 의존하는 '책임의 외주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디딤돌소득 등 핵심 복지 사업이 시범 단계에 머물러 있어 언제든 복지 절벽을 초래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취약' 문제도 주요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구체적인 개선 로드맵도 함께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복합적인 결핍을 세밀하게 파악하는 '서울형 다차원 빈곤지수(SMPI)' 도입과 복지 절벽 방지를 위한 브릿지 플랜 의무화를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대규모 하드웨어 예산을 돌봄 인력 등 인적 서비스로 재편하고, 주거와 이동, 돌봄을 시민의 기본 권리로 명시하는 '서울시민 기본권 조례' 제정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민옥 의원은 "민선 8기의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방향성은 옳았으나, 실제 정책 설계와 예산 배분은 그 철학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고 냉철하게 평가했다. 이어 "단순히 정책을 집행했는지를 넘어, 정책이 진정으로 약자의 삶을 바꾸고 있는지를 묻는 이번 연구가 향후 서울시 행정을 시민 권리 중심으로 전환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며 "이번 결과를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 등 의정활동 전반에 적극 활용해 실질적인 개선을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민옥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동3) /  서울시의회
이민옥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동3) / 서울시의회

home 장우준 기자 junmusic@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