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내년에... 영화 '반지의 제왕' 추종자들을 열광하게 하는 소식

2026-03-12 12:25

골룸이 돌아온다... 앤디 서키스는 감독까지

20년이 지났는데도 앤디 서키스는 골룸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엔 괴물처럼 구부러진 몸으로 온몸에 센서를 붙이고 연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감독석에까지 앉는다. '반지의 제왕'이 돌아온다.

'반지의 제왕'의 골룸 캐릭터.
'반지의 제왕'의 골룸 캐릭터.

워너브러더스가 제작하는 '반지의 제왕: 골룸 사냥'이 2027년 12월 17일 전 세계 극장 개봉을 목표로 본격적인 제작 준비에 들어갔다. 2003년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이후 24년 만에 오리지널 제작진이 뭉친 신작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호빗' 시리즈를 합해 총 여섯 편의 영화가 나왔는데, 이 영화는 그 계보를 잇는 일곱 번째 작품이다. 마지막 '호빗' 영화인 '호빗: 다섯 군대 전투'가 나온 지 13년 만이다.

영화가 다루는 시간대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보다 앞선 시점이다. 간달프의 지시를 받은 아라곤이 골룸을 추적하는 것이 핵심 줄거리다. 골룸은 절대반지를 오랫동안 소지했던 탓에 반지의 행방을 알고 있는 유일한 존재다. 사우론이 골룸을 붙잡아 반지의 위치를 알아내기 전에 먼저 그를 손에 넣어야 한다는 긴박감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 시기의 아라곤은 아직 왕위를 되찾기 전, 스트라이더라는 이름의 떠돌이 경계병으로 불리던 시절이다.

'반지의 제왕'의 골룸 캐릭터.
'반지의 제왕'의 골룸 캐릭터.

오리지널 3부작을 만든 피터 잭슨 감독은 이번엔 제작자로 돌아왔다. 그의 오랜 동료인 프랜 월시, 필리파 보엔스도 함께한다. 이 셋은 '반지의 제왕' 3부작과 '호빗' 3부작을 함께 만든 핵심 제작진이다. 각본은 이들에 피비 기틴스와 아티 파파조르지우가 합류해 공동 집필했다.

잭슨은 인터뷰에서 "골룸이라는 캐릭터는 인간 본성의 최악과 동정심을 동시에 가진 매력적인 존재"라며 "기존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그의 여정을 더 깊이 파고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감독은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골룸을 연기한 앤디 서키스가 맡는다. 서키스는 골룸 역 주연도 겸한다. 골룸은 온몸에 센서가 달린 특수 수트를 입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되는 캐릭터다. 서키스는 이 역할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다만 그의 연출 경력에 대해서는 우려도 나온다. 서키스는 마블 영화 '베놈 2'를 연출했는데, 당시 혹평을 받았다. 골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동명의 게임 '반지의 제왕: 골룸'이 2023년 출시 당시 평가와 흥행에서 모두 크게 실패한 전적이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거론된다. 하지만 골룸이라는 캐릭터와 이 세계관에 대한 이해만큼은 누구보다 깊다는 데 이견이 없다.

원조 아라곤의 귀환은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오리지널 3부작에서 아라곤을 연기한 비고 모텐슨은 이번 작품 출연 제의를 거절했다. 제작진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배우를 실제보다 젊게 보이게 만드는 이른바 '디에이징' 기술을 써서라도 모텐슨을 캐스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각본가 보엔스는 "비고 모텐슨이 아닌 다른 배우가 아라곤을 맡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모텐슨은 고사했다. 그는 앞서 '호빗' 시리즈 카메오 출연 제의도 거절한 바 있다. 원작 소설에 아라곤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원작에 충실하려는 그의 소신이 이번에도 관철된 셈이다.

'반지의 제왕'
'반지의 제왕'

그 빈자리를 채울 배우로는 1996년생 영국 배우 레오 우달이 낙점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우달은 미국 HBO에서 방영한 드라마 '화이트 로터스' 시즌 2에 출연해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린 신예 배우다. 아직 공식 확정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간달프와 프로도는 원조 배우들이 그대로 돌아온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를 연기한 이언 맥켈런은 2025년 8월 영국의 한 행사에서 자신과 프로도 역의 일라이저 우드가 이번 영화에 복귀한다고 직접 밝혔다. 맥켈런은 현재 86세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엘프 군주 엘론드를 연기한 휴고 위빙은 나이 등을 이유로 더 이상 이 시리즈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여서 이번 작품에도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성 캐릭터 캐스팅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케이트 윈슬렛이 출연한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구체적인 배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윈슬렛은 1994년 피터 잭슨 감독이 연출한 '천상의 피조물'로 배우 인생을 시작했다. 잭슨 감독과의 오랜 인연이 이번 합류로 이어진 셈이다.

또 다른 여성 역할로는 드라마 '퀸스 갬빗'과 영화 '라스트 나이트 인 소호'로 유명한 안야 테일러 조이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아라곤의 연인 아르웬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다만 원작 소설에서 아르웬의 비중은 극히 적다. 오리지널 3부작에서는 아르웬의 비중이 원작보다 훨씬 크게 늘어났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각색될 가능성이 있다.

촬영은 올여름 뉴질랜드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뉴질랜드의 광활한 자연 지형을 배경으로 촬영해 왔으며, 이번에도 같은 방식을 이어간다. 개봉일인 2027년 12월 17일에는 마블의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와 극장가에서 정면으로 맞붙게 된다. '반지의 제왕' 계열 영화와 '어벤져스' 영화가 같은 날 개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29억 2000만 달러(약 4조 3224억 원)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