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와 온라인 배송 발달로 먹는샘물(생수) 시장 규모가 2024년 기준 3조 원을 넘어설 만큼 커진 가운데, 동일한 수원지에서 취수한 원수를 사용한 생수라도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최대 1.7배까지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생수 제품 상당수가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수원지와 유통기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 매장에서 판매 중인 28개 생수 브랜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원지가 같고 제조원과 무기물질 성분 함량 범위가 동일한 제품들 사이에서도 유의미한 가격 격차가 확인됐다.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인 사례는 전라북도 순창군 쌍치면을 수원지로 하는 '(주)로터스' 제조 제품들이다. 쿠팡에서 판매하는 '탐사수 무라벨'은 500mL 기준 100mL당 43원(40개 8590원)이었으나,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8.0'은 동일 기준 100mL당 72원(40개 1만 4440원)에 판매되어 두 제품 간 가격 차이가 약 1.7배(67.4%)에 달했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지역 수원지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포천시가 수원지인 제품의 경우, '가야 워터' 2L 제품이 100mL당 41원으로 '몽베스트'(37원)보다 10.8% 비쌌다. 충청북도 청주시 수원지 제품에서는 '석수' 2L가 100mL당 31원으로 '탐사수'(29원) 대비 6.9%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경상남도 산청군 물을 사용하는 유통업체 PB 생수 2L 제품 역시 홈플러스의 '심플러스 무라벨 맑은샘물'(18원)이 롯데마트의 '오늘좋은 미네랄워터 ECO'(17원)보다 5.9% 높은 단위가격을 기록했다.

온라인 유통 채널의 취약한 정보 제공 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소비자가 직접 실물을 보고 구매할 수 없는 온라인 쇼핑 특성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누락된 경우가 많았다. 조사 대상 브랜드의 43%인 12개 브랜드는 다양한 수원지의 제품을 무작위로 배송하고 있었다. 일부 제품은 최대 9곳의 수원지를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는 주문 시점에 자신이 배송받을 물의 정확한 출처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유통기한 정보 고지 역시 미흡했다. 전체의 64%에 해당하는 18개 브랜드는 온라인 판매 페이지에 유통기한을 '제조일로부터 12개월' 등으로만 모호하게 안내했다. 실제 제조 일자는 플라스틱 용기에만 별도로 각인되어 있어, 소비자는 제품을 결제하고 배송받기 전까지는 남은 유통기한을 정확히 파악하기 불가능하다.
더불어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무라벨 생수의 표시 가독성 문제도 지적됐다. 정부는 플라스틱 폐기물 절감과 페트병 재활용률 제고를 위해 2026년 1월부터 무라벨 생수 판매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유통되는 낱개 무라벨 제품을 확인한 결과, 법정 표시 사항이 병마개 비닐에 너무 작은 글씨로 인쇄되거나 투명한 용기 표면에 음각 형태로만 새겨져 있어 소비자가 정보를 읽기 매우 어려웠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온라인 생수 판매 사업자들에게 배송 권역별 수원지 정보 제공과 예측 가능한 유통기한 범위 안내를 권고했다. 또한 무라벨 제품 제조사들에게는 QR코드를 적극 활용하여 정보의 가독성을 높일 것을 촉구했다. 소비자들에게는 생수 구매 전 단위 가격과 수원지를 면밀히 비교해 볼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