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손흥민(34)을 상대로 임신을 빌미 삼아 거액을 요구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20대 여성 양모씨와 40대 남성 용모씨의 항소심 첫 공판이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재판에서 양씨 측은 3억원 공갈 혐의는 모두 인정했지만, 용씨와 공모해 7000만원을 추가로 갈취하려 한 혐의에 대해서는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양씨 측은 "공모 관계를 인정하려면 용씨의 행위가 양씨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먼저 파악돼야 한다"며 "용씨가 자신이 쓴 돈 8000만원을 돌려받기 위해 단독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용씨 측은 양씨를 돕기 위해 각서 작성을 조력하고 피해자 측 수행비서에게 연락한 것이며, 초기부터 자백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는 점을 들어 원심보다 가벼운 처분을 요청했다.
양씨는 최후진술에서 손씨를 거론해 "큰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어떻게 용서를 구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죄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제 사건이 많이 보도돼, 나가더라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위협이 가해지고 신상이 노출될까 하는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 살게 될 것이 두렵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용씨도 "이기적인 욕심과 현명하지 못한 판단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피해자에 고통을 드려 사죄한다"고 말했다.
앞서 1심은 양씨에게 징역 4년, 용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1심 구형에서 양씨에게 징역 5년을 요청한 바 있다. 이들은 판결에 불복해 작년 12월 항소했다. 이번 항소심에서도 검찰은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해달라"며 원심 유지를 요청했다. 선고는 다음 달 8일 내려질 예정이다.

사건의 발단은 2024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손씨의 전 연인이었던 양씨는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임신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3억원을 갈취했다.
이후 양씨가 갈취한 돈을 명품 구입과 무속 비용 등으로 모두 탕진해 생활고에 처하자, 연인이 된 용씨를 통해 작년 3월부터 5월 사이 손씨 측에 재차 7000만원을 요구했다가 미수에 그쳤다.
경찰 수사 결과 양씨가 실제 임신 및 중절 수술 이력이 있음은 확인됐으나 태아의 친부가 누구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2차 공갈 시도가 용씨의 단독 범행이 아닌 양씨와의 공모에 의한 것임을 압수수색과 통화 내역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조사에 따르면 양씨는 당초 다른 남성에게 먼저 금품을 요구했다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이후 손씨에게 그의 아이를 임신한 것처럼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를 특정 인물을 표적으로 삼은 계획적 범행으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