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은 ‘윤석열과 절연’ 선언했는데 어째 장동혁 분위기가...

2026-03-10 16:31

장동혁 리더십 시험대... 일각선 “조기 선대위 체제 전환해야” 주장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5층 웨딩여율리에서 열린 '한국노총 창립 제8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5층 웨딩여율리에서 열린 '한국노총 창립 제8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3개월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윤 어게인 반대'를 당 공식 입장으로 정리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과 당내 노선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9일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 복귀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의원 전체 명의로 채택했다. 사실상 '절윤'을 선언한 셈.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노선을 정리하지 않으면 선거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결의문 채택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늦었지만 의미 있는 변화란 반응이 나온다. 윤 어게인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면서 선거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천 과정에서부터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당 노선 정리가 먼저라며 공천 신청을 미뤄온 인사들이 결의문 채택 이후 입장을 바꾸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도 추가 공천 신청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장 대표는 결의문 채택 직후 지방선거 준비를 위한 행보에 나섰다.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김태흠 충남지사를 설득하기 위해 충남 홍성을 직접 찾았다. 김 지사는 충남·대전 행정 통합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천 신청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접수를 보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최근 안철수 의원을 만난 데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비공개로 식사하며 당 노선과 지방선거 전략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결의문 채택 과정에서 장 대표 행보를 두고선 당내 평가가 엇갈린다. 결의문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주도해 작성·채택하고 장 대표는 이에 동의하는 형태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원내대표는 주말 동안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해 초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장 대표와도 문안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총회에서 장 대표는 여러 의원들의 발언을 메모하며 경청했지만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일부 의원이 결의문 낭독을 직접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고, 총회가 끝난 뒤에도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장 대표의 입장은 당 수석대변인을 통해 "의원들의 총의를 존중한다"는 한 문장으로 전달됐다.

당내에서는 이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대표가 당내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당 노선을 바꾸는 중대한 결정에서 대표가 직접 메시지를 내지 않은 것은 리더십 부재로 비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노선이 완전히 정리된 게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 지지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대표 중심 체제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조기에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온다. 혁신 이미지를 앞세운 새로운 인물과 체제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외연 확장을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축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 과정에서 노동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당의 반성을 바탕으로 노동 정책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 노동국을 신설한 것도 노동자 목소리를 세심하게 듣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한국노총과 함께 올바른 노동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행사 후 기자들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여부를 묻자 장 대표는 "결의문 채택 이후 당의 입장은 이미 설명된 바 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국민의힘이 '윤 어게인 반대'를 공식 입장으로 정리하며 국면 전환을 꾀하지만 장 대표의 리더십 논란과 당내 노선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심 이탈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단 얘기도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