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플(Ripple)사가 발행하는 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엑스알피(XRP)가 10일(이하 한국 시각) 1.37~1.39달러 사이에서 거래되며 조금씩 기운을 차리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Bitcoin, BTC) 가격이 이날 한때 4% 넘게 오르며 전체 시장을 이끈 덕분이다.
한동안 아주 낮은 가격에 머물던 XRP는 이번 움직임으로 작지만 의미 있는 회복을 했으나, 코인을 가진 사람들의 상황은 여전히 복잡하다.
FX리더스 등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XRP의 가격이 오른 이유는 코인 자체에 특별한 일이 생겨서라기보다 비트코인이 먼저 움직이자 그 흐름을 따라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베타(시장 전체의 움직임에 따라가는 정도)' 거래라고 부른다.
실제로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가치는 전일 대비 2.55% 상승했고, XRP도 2.16% 올랐다.
AMB크립토 분석가들은 차트에서 가격이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오려는 '아담과 이브 바닥(Adam and Eve bottom)' 모양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XRP 하루 거래량이 이날 한때 약 250만 건까지 늘어난 점은 코인이 실제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는 증거가 돼 가격을 떠받쳐 줬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느끼는 고통은 상상 이상이다.
글래스노드(Glassnode) 자료를 보면 368억 개가 넘는 XRP 토큰이 현재 산 가격보다 낮은 상태로 묶여 있다. 이는 시중에 돌고 있는 코인 중 60%가 넘는 양이다.
투자자들이 아직 팔지는 않았지만 데이터상으로 잃은 돈을 모두 합치면 무려 508억 달러에 달한다. 투자자들이 코인을 샀던 평균 가격인 1.44달러보다 지금 가격이 낮기 때문에 대부분이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XRP 상장지수펀드(ETF, 코인을 주식처럼 편하게 사고파는 상품)에서도 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주 3000만 달러가 넘는 돈이 인출됐고, 금요일인 6일에만 162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기술적으로 보면 XRP는 1.40달러라는 높은 벽을 마주하고 있다. 이 지점은 많은 사람이 코인을 샀던 곳이라 가격이 더 오르지 못하게 막는 심리적인 천장 역할을 한다.
만약 가격이 1.40달러 위에서 확실히 하루를 마감한다면 이는 다시 기운을 차렸다는 강력한 신호가 된다. 그렇게 되면 가격은 1.50달러나 1.61달러까지 오를 수 있으며 힘을 더 얻으면 1.95달러까지도 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반대로 1.36달러라는 바닥을 지키지 못하면 1.30달러나 지난달 28일에 기록한 1.27달러까지 다시 내려갈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지난달 6일에 보였던 1.13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의 전망은 조심스러운 기대 정도로 요약된다. XRP가 1.50달러를 향해 가려면 1.40달러라는 벽을 먼저 뚫어야만 한다. 현재 데이터상의 거래가 활발해 기초 체력은 튼튼해졌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손해를 보고 있고 펀드 자금도 빠져나가고 있어 계속해서 사려는 힘이 필요하다.
오는 11일(미국 시각)에 발표될 소비자 물가 지수(CPI, 물건 가격이 얼마나 변했는지 보여주는 지표) 보고서가 앞으로 XRP가 다시 솟구칠지 아니면 계속 내려갈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암호화폐는 매우 변동성이 높은 투자 상품입니다.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기에 투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