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과 저녁, 우리 손을 거쳐 가는 물건 중 가장 무심하게 버려지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다 쓴 치약 튜브’일 것이다. 튜브의 밑동이 납작해질 때까지 온 힘을 다해 짜내고 나면, 우리는 미련 없이 그것을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리곤 한다.

쓰레기통으로 향하던 손길을 잠시 멈추고 빈 치약 튜브를 식탁 위에 올려본 후, 이것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어떻게 우리 생활을 더 편리하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재활용하기 전,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치약 튜브를 활용하기 전에, 일단 깔끔하게 세척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튜브의 하단을 가위로 일직선으로 자른다. 튜브를 세로로 길게 갈라 내부가 완전히 노출되도록 펼친 뒤, 못 쓰는 칫솔이나 스패츌러를 이용해 구석에 뭉쳐 있는 치약 덩어리를 1차로 긁어낸다. 이후 흐르는 미온수에 가볍게 헹구어 눈에 보이는 커다란 잔여물을 제거한다.
다음으로 대야에 40~50도 사이의 따뜻한 물을 채우고 베이킹소다 2~3큰술을 푼다. 베이킹소다는 치약의 산성 성분을 중화시키고 끈적이는 연마제 성분을 분리하는 데 탁월하다. 펼쳐진 튜브와 뚜껑을 이 물에 최소 30분 이상 담가둔다. 이 과정을 통해 튜브 벽면에 흡착된 강력한 향료 분자와 계면활성제가 유화되어 떨어져 나올 수 있다.
베이킹소다 물에서 꺼낸 튜브를 깨끗한 물로 다시 한번 헹군 뒤, 마지막 헹굼물에 식초 몇 방울을 떨어뜨린다. 식초의 산성 성분은 남아있을지 모를 알칼리성 잔여물을 최종적으로 제거하고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는 살균 효과를 준다. 세척이 끝난 튜브는 반드시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완전 건조시켜야 한다. 습기가 남은 상태로 밀봉할 경우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튜브 내부에 물기가 전혀 없을 때까지 충분히 말리는 것이 업사이클링의 완성이다.

깨끗하게 세척한 치약 튜브를 이제 일상에 활용해 보자. 스마트폰 충전기나 노트북 어댑터 케이블의 연결 부위가 꺾여 피복이 벗겨지는 '단선 사고'는 누구나 한 번쯤 겪는 고충이다. 이때 치약 튜브의 주둥이 부분, 즉 뚜껑이 결합하는 단단한 플라스틱 파츠가 해결사가 된다.
튜브 입구 부분을 약 2cm가량 원통형으로 잘라낸 뒤 세로로 가늘게 칼집을 낸다. 이 벌어진 틈 사이로 단선이 우려되는 케이블 목 부분을 끼워 넣으면 된다. 치약 튜브의 입구는 적당한 강도와 유연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케이블이 급격하게 꺾이는 것을 물리적으로 방지한다. 값비싼 정품 케이블을 새로 사는 비용을 아껴주는 것은 물론, 안전사고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수경재배를 할 때 투명한 유리병을 활용하면 뿌리가 빛에 노출되어 이끼가 끼거나 식물 성장이 저해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치약 튜브를 세로로 갈라 넓게 펼친 뒤, 유리병 겉면을 감싸주면 된다.
튜브 내부의 알루미늄층이 빛을 완벽하게 차단해 뿌리가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 또한 튜브 겉면을 취향에 맞게 재밌는 디자인으로 꾸미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 야외 활동에서 활용하기!
낚시나 등산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이들에게 치약 튜브는 훌륭한 '방수 저장소'가 된다. 특히 물에 젖으면 안 되는 성냥, 비상약, 지폐 등을 보관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튜브 하단을 자르고 세척한 뒤 필요한 물건을 넣고, 앞서 설명한 열 밀봉 방식을 사용하거나 집게로 꽉 집어 고정하면 물속에 빠뜨려도 내용물이 젖지 않는 완벽한 방수 주머니가 완성된다.
또한, 캠핑 시 조리용 칼을 휴대해야 할 때 마땅한 칼집이 없다면 치약 튜브를 활용해 보자. 튜브의 위아래를 잘라 긴 원통으로 만든 뒤 칼날을 꽂으면 내부의 매끄러운 코팅 덕분에 칼날이 손상되지 않고, 튼튼한 겉면이 칼날에 의한 가방 훼손이나 부상을 막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