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최신 인공지능 모델 GPT-5.4를 공개하며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생성형 AI 시장이 초기 실험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대중화 국면에 진입했다.

와이즈앱·리테일의 2026년 2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AI 챗봇은 챗GPT로 나타났으나 실제 몰입도를 나타내는 사용 시간 지표에서는 캐릭터형 AI 서비스가 기존 정보 검색형 서비스를 압도하며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2026년 2월 기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많이 이용한 AI 챗봇 앱은 챗GPT로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2293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전체 사용자 규모 면에서 압도적인 1위 수치다. 뒤를 이어 제타가 402만 명으로 2위에 올랐으며 일론 머스크의 그록 AI가 153만 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퍼플렉시티는 152만 명, 뤼튼 135만 명, 에이닷 119만 명 순으로 집계됐다. 크랙(98만 명), 클로드(77만 명), 다글로(46만 명), 구글 제미나이(44만 명) 등이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에서 챗GPT를 비롯해 제타, 그록 AI, 크랙, 클로드는 각각 역대 최대 사용자 수를 경신하며 AI 챗봇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증명했다.

사용자 규모와 달리 실제 앱에 머무는 시간을 의미하는 총 사용 시간 지표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캐릭터형 AI 챗봇인 제타는 한 달간 총 1억 1341만 시간의 사용 시간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이는 사용자 수 1위인 챗GPT의 기록인 5047만 시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제타와 함께 크랙(988만 시간), 채티(116만 시간) 등 캐릭터 기반 서비스들이 상위권에 포진하며 강력한 사용자 몰입도를 입증했다. 캐릭터와의 지속적인 대화와 스토리텔링 중심의 상호작용, 감정 교류 요소가 결합되면서 단순 정보 검색을 넘어선 체류 시간 증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록 AI는 293만 시간, 퍼플렉시티는 136만 시간, 클로드 81만 시간 등을 기록했다.

출시 1년을 맞이한 그록 AI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3월 국내 앱 마켓에 진출한 그록 AI는 출시 직후 23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7위로 시작했으나 1년 만에 사용자 수 3위까지 올라섰다. 특히 그록 AI는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날짜를 정확히 예측하며 기술적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최근 미 국방부와의 갈등을 겪으며 오히려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하는 반사 이익을 얻었다. 앤트로픽이 대규모 감시와 자율 살상 무기 활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AI 윤리 원칙을 고수하자 미 국방부가 이를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분류했으나, 이러한 행보가 일반 사용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클로드의 국내 MAU는 전월 53만 명 대비 45% 급증한 77만 명을 기록했다.
이번 시장 조사는 와이즈앱·리테일이 한국인 안드로이드 및 iOS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을 대상으로 실시간 앱 및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행했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 30만 명 이상인 앱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통화 요약 기능이 주력인 AI 앱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생성형 AI가 업무 보조와 정보 검색을 넘어 개인화된 콘텐츠 소비와 감정적 교류의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향후 서비스 간 경쟁은 단순 기능 구현을 넘어 사용자 체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몰입형 콘텐츠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