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종식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내 증시가 강하게 반등했다. 코스피는 10일 5% 넘게 뛰어오르며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6분 유가증권시장에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매수호가 효력정지)를 발동했다.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 거래일 종가(771.25포인트) 대비 6.14% 오른 818.65포인트까지 치솟으며 발동 요건을 충족했다. 올해 들어 여덟 번째 사이드카 발동이며, 매도 5회·매수 3회가 각각 기록됐다.
매수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 거래일 대비 5% 이상 오른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작동하는 시장 안정 장치로, 프로그램 매수 주문의 효력을 5분간 멈춘 뒤 자동으로 해제된다. 1996년 유가증권시장에 도입된 이 제도는 선물 급등락이 현물 시장에 과도하게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운용된다. 발동 당시 프로그램 매매는 185억원 순매수 상태였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17% 오른 5523.21에 장을 시작한 뒤 오름폭을 키워 오전 9시 3분 기준 5539.24(+5.47%)까지 상승했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오전 9시 11분 기준 코스피는 5473.00으로 전 거래일 대비 221.13포인트(4.21%)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보다 4.15% 상승한 1147.99에 출발해 51.04포인트(4.63%) 오른 1153.32에 거래 중이다.

이날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각) CBS 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란군)은 해군도 없고, 통신도 없으며, 공군도 없다"며 전황이 당초 예상했던 4~5주보다 "매우 크게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대해서는 선박들이 현재 통과하고 있다면서 "그것을 장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국제유가의 급격한 반락을 이끌었다. 브렌트유와 WTI는 중동 긴장 고조 속에 아시아 장중 각각 배럴당 119.5달러, 119.48달러까지 치솟으며 202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종전 발언과 함께 주요 7개국(G7)의 전략 비축유 방출 가능성이 거론되자 급등분을 순식간에 반납했다. 뉴욕증시 마감 무렵 브렌트유는 88.42달러, WTI는 84.94달러까지 내려와 배럴당 9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10일 한국시간 오전 8시 57분 기준 WTI는 전장 대비 6.11% 하락한 배럴당 88.98달러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반등 마감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9.25포인트(0.50%) 오른 4만7740.8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55.97포인트(0.83%) 상승한 6795.99, 나스닥 지수는 308.27포인트(1.38%) 오른 2만2695.95에 각각 마감했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큰 폭으로 뛰었다. 삼성전자는 7.72%, SK하이닉스는 8.97% 오르고 있으며, 현대차(4.34%), LG에너지솔루션(3.20%), 삼성바이오로직스(3.23%) 등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6%대 상승을 이끌고 있으며, 제조·기계·장비가 4%대, 전기·가스·보험·증권·금융·건설·제약이 3%대 오르며 대부분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홀로 매수 우위를 지키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018억원 이상 순매수 중인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순매도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1230억원, 590억원씩 순매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