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절반 이상은 월급과 같은 노동 소득만으로 현재 생계를 꾸리거나 노후를 준비하는 일이 사실상 어렵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일부터 8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급여 등 노동 소득으로 본인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거나 노후 준비 등 미래 대비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56.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같은 응답은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비정규직은 63.3%, 비사무직은 62.2%,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는 66.3%가 노동 소득만으로는 생계 유지나 미래 대비가 어렵다고 답했다.
노동 소득을 통해 안정적인 생활 유지와 노후 준비를 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와 기업의 책임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뚜렷했다. 관련 질문에 응답자의 81.7%가 ‘그렇다’고 답했다.
필요한 대책으로는 정규직 확대와 고용 안정성 강화가 36.7%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기본소득제 도입이 32.2%, 주거비 부담 완화 정책이 31.8%, 최저임금 인상과 임금 체계 개선이 27.6%로 뒤를 이었다.
김기범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노동 소득만으로도 안정적인 삶과 미래 준비가 가능하도록 고용 안정성 강화, 임금 하한선 제고, 사회안전망 확충과 같은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후 대비를 위해 개인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돈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지금 들어오는 월급 안에서 조금씩이라도 따로 떼어 두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큰 금액이 아니어도 매달 일정 금액을 저축하거나 연금, 비상금 통장에 나눠 넣어두면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겼을 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통신비, 구독료, 외식비처럼 새어나가는 돈을 점검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도 현실적인 노후 대비 방법으로 꼽힌다. 결국 노후 준비는 거창한 투자보다, 지금 쓰는 돈을 정리하고 작은 돈이라도 꾸준히 모으는 데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돈을 모으는 것만큼 건강과 일할 힘을 오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나이가 들수록 의료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정기검진을 챙기고, 몸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 자체가 노후 준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직이나 재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격증이나 실무 능력을 미리 준비해 두면 예상보다 빨리 소득이 끊기는 상황에도 조금 더 대응하기 쉽다. 즉, 개인이 할 수 있는 노후 대비는 저축만이 아니라 지출 줄이기, 건강 관리, 일할 수 있는 능력 유지까지 함께 챙기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