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의사가 '밥줄 끊길 각오'로 싹 다 밝힌 뇌졸중 전조증상

2026-03-08 11:09

갑자기 온 것 같지만 3단계를 거친 뇌졸중, 예방 가능한가?
혈압·혈당 관리로 뇌졸중 예방, 기본이 최고의 비법

한국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가운데 하나가 있다. 바로 뇌졸중이다. 갑자기 쓰러지거나 마비가 오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어 ‘소리 없는 암살자’라는 표현까지 붙는다. 그런데 뇌졸중 분야의 권위자가 “사실은 예방이 가능한 병”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최근 MBN '데이앤나잇'에서 “의사 밥줄 끊길 각오로 말한다”며 뇌졸중이 생기는 과정을 매우 단순한 구조로 설명했다. 복잡한 병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단계가 분명한 질환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가 제시한 핵심은 뇌졸중이 갑자기 생기는 병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쳐 서서히 만들어지는 병이라는 점이다.

유튜브 'MBN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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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뇌졸중이 발생하는 과정을 크게 세 단계로 설명했다. 첫 번째 단계는 바로 위험 요인이 쌓이는 과정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만성질환과 생활 습관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다. 여기에 술과 담배, 비만, 그리고 심장 리듬 이상인 심방세동까지 포함해 총 7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이 교수는 “이 위험 요인들이 계속 방치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바로 혈관이 서서히 망가지는 동맥경화 단계다. 혈관 안쪽 벽에 콜레스테롤과 염증이 쌓이면서 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는 상태다. 눈에 보이지 않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이 시기부터 뇌졸중의 위험은 이미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가 바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뇌졸중이다. 좁아진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에 혈액 공급이 끊기는 상황이다. 이때 뇌세포가 손상되면서 마비나 언어 장애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즉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는 사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오랜 시간 진행된 혈관 질환의 결과라는 것이다.

유튜브 'MBN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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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특히 두 번째 단계인 동맥경화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험 요인이 있더라도 혈관이 심하게 손상되지 않도록 관리하면 뇌졸중을 예방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매년 혈관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수치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제시한 기준은 비교적 명확하다. 혈압은 130에 80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당뇨 관리 상태를 보여주는 당화혈색소는 7.0 이하가 권장된다. 또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160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수치를 1년에 한 번 정도는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뇌졸중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얼마나 빨리 대응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이 교수는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 ‘FAST 법칙’을 소개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뇌졸중 자가 점검 방법이다.

첫 번째는 얼굴이다. 갑자기 한쪽 얼굴이 처지거나 입이 돌아가는 증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두 번째는 팔이다. 양팔을 들어 올렸을 때 한쪽 팔이 힘없이 떨어지는지 살펴본다. 세 번째는 말이다. 갑자기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다. 마지막은 시간이다.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의미다.

유튜브 'MBN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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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특히 “이 네 가지 중 단 하나의 증상만 나타나도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 역시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도 혈관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치료에서 ‘골든타임’이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힌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뇌세포 손상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면 기다리지 말고 바로 응급실로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응이다.

이 교수는 방송에서 일부 건강 정보에 대해서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귓불에 주름이 생기는 ‘프랭크 징후’가 뇌혈관 질환과 관련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의학적으로 확실히 입증된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주장을 “의학적 미신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또 아침 공복에 올리브유를 마시면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과장된 정보라고 지적했다. 특정 음식 하나만으로 혈관 질환을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같은 기본적인 건강 지표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뇌졸중 예방의 핵심이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생활 습관 관리에 있다고 말한다. 금연과 절주, 체중 관리, 규칙적인 운동 같은 기본적인 건강 습관이 혈관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혈관 질환은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작은 관리 차이가 수년 뒤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뇌졸중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미 알려져 있는 위험 요인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라는 점을 전문가들은 거듭 강조하고 있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