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살림에 반찬이 도통 없을 때가 있다. 냉장고 문을 열어도 눈에 띄는 건 몇 가지 기본 식재료뿐. 이런 날에는 거창한 요리보다 단순한 조합으로 맛을 챙길 수 있다. 이번 주인공은 스팸 그리고 '대파'다. 스팸과 대파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금세 비우게 만드는 조합의 레시피로, 바쁜 일상 속에서 누구나 시도할 수 있어 소개한다.

스팸은 짭짤한 감칠맛과 고소한 풍미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가공육이다. 간단히 구워 밥과 함께 먹기만 해도 훌륭한 반찬이 되지만, 여기에 '대파무침'을 곁들이면 더 맛있는 식사가 된다. 바삭하게 구운 스팸의 짭조름함과 대파의 아삭하고 상큼한 맛이 어우러지면서 느끼함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조리 과정도 간단해 자취생은 물론, 요리하기 귀찮은 날에도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다.
먼저 준비할 재료는 스팸과 대파다. 여기에 양념으로 고춧가루, 통깨, 멸치액젓 혹은 까나리액젓, 들기름이나 참기름 정도만 있으면 된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다.
조리는 스팸을 썰어 굽는 것부터 시작한다. 스팸은 취향에 맞는 크기로 썰어 프라이팬에 올린다. 별도의 기름을 두르지 않아도 된다. 스팸 자체에 지방이 있어 구우면서 자연스럽게 기름이 나오기 때문이다.
스팸이 익는 동안 대파무침을 만든다. 대파는 길게 반으로 가른 뒤 한 입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너무 굵게 썰기보다 적당한 길이로 잘라야 먹기 편하다.


대파 양념은 간단하다. 고춧가루는 한 큰술 정도 약간만 넣어 색과 향을 더한다. 통깨는 고소한 풍미를 위해 두 큰술 넣으면 좋다. 여기에 액젓을 한 큰술 넣어 감칠맛을 더한다. 멸치액젓이나 까나리액젓처럼 비린내가 강하지 않은 맑은 액젓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두 큰술 넣으면 고소한 향이 더해진다.
양념을 모두 넣은 뒤 대파를 가볍게 버무리면 대파무침이 완성된다. 이 무침은 양념이 강하지 않아 스팸의 짠맛과 잘 어울린다. 오히려 양념을 과하게 하면 조합이 짜고 무거워질 수 있어 간은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다.
이제 접시에 바삭하게 구운 스팸을 담고 그 위나 옆에 대파무침을 곁들이면 된다. 보기에는 단순하지만 생각보다 근사한 한 접시가 완성된다.

먹는 방법도 간단하다. 얇게 썬 스팸 한 조각 위에 대파무침을 조금 올리고 밥과 함께 먹으면 된다. 스팸의 짭짤함 뒤로 대파의 아삭한 식감과 알싸한 향이 퍼지면서 입맛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느끼할 수 있는 스팸을 대파가 잡아주기 때문에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명절이 지나면 집에 스팸이 쌓이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단순히 스팸만 구워 먹는 것보다 이런 방식으로 즐기면 훨씬 색다르게 먹을 수 있다.
스팸과 대파는 각각만으로도 활용도가 높은 재료지만, 함께 먹으면 의외로 뛰어난 조합을 보여준다. 기름진 맛과 상큼한 맛이 균형을 이루면서 단순한 재료가 훨씬 풍부한 맛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요리가 언제나 복잡한 과정이나 특별한 재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냉장고에 남아 있는 몇 가지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탁을 만들 수 있다. 바삭하게 구운 스팸과 상큼한 대파무침 한 접시. 소박한 재료가 만나 완성되는 이 한 끼는 평범한 하루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작은 비결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