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반도체 기술 전수해 준 하마다 시게타카 박사 별세

2026-03-07 11:28

삼성 이병철 회장에 반도체 기술 자문

별세한 하마다 시게타카 박사 생전 모습, 삼성 자료 사진 /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 제공, 뉴스1
별세한 하마다 시게타카 박사 생전 모습, 삼성 자료 사진 /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 제공, 뉴스1

삼성전자에 반도체 제조 기술을 전수해 준 일본인 하마다 시게타카 박사가 지난 6일 오전 1시쯤 일본 도쿄에 있는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지인인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다. 향년 101세.

하마다 시게타카 박사 별세 소식 전해져

2세 연하인 부인 하마다 요시에(99) 여사도 지난 1일 별세했다고 양향자 최고위원은 전했다. 양 최고위원은 오는 12일 도쿄에서 하마다 시게타카 박사의 고별식이 열릴 예정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1925년 4월 도쿄에서 태어났다. 고인은 도쿄제국대(현 도쿄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통신회사 NTT 전신인 일본전신전화공사 전기통신연구소 전자관연구실에서 반도체를 연구하다가 이후 일본전신전화공사 관계사인 긴키플랜트레코드(현 NTEC)에 근무했다.

1980년대 초 삼성전자에서 신기술을 강연한 것을 계기로 최신 기술 흐름에 목말라한 당시 고(故) 이병철 삼성전자 회장의 기술 어드바이저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은 하마다 박사가 공장에 오가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전용 헬리콥터를 내어주기도 했다.

하마다 박사는 2022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내가 기술을 물려준 건 아니다. 다른 엔지니어분들이 다 한 것이다. 당시 회사에서 기술 이전을 하는 일이 내 본업이었다. 나는 그저 내 직분을 다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1983년 2월 당시 이병철 회장은 반도체 사업 구상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양향자 최고위원은 "고인은 기술적으로 이병철 회장의 가장 친한 벗이었고 1983년 반도체 사업 구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1983년 12월 삼성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1988년 하마다 부부를 초청했을 때 양향자 최고위원은 일본어 통역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양 최고위원은 광주여상과 삼성 입사 후 익힌 기초 일본어 실력으로 닷새간 통역을 맡은 걸 인연으로 1989년부터 도쿄를 오가며 정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 최고위원은 이후 삼성전자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 수석연구원을 거쳐 임원을 지냈다.

다음은 7일 양향자 최고위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하마다 박사님 내외분 별세>

두 분은 제게 제2의 부모님이셨습니다.

1925년 4월 19일, 박사님 생신. 1927년 4월 21일, 사모님 생신. 1950년 4월 20일, 두 분의 결혼기념일

“38년 동안 딸로 있어 줘서 고마워…”

“참 행복했어…”

2주 전 도쿄의 병원에 찾아뵈었을 때 두 분이 제 귀에 조용히 속삭여 주신 마지막 말씀입니다. 마음이 아립니다...

오늘 새벽 1시, 하마다 박사님께서 별세하셨습니다. 그리고 5일 전, 3월 1일에는 부인 하마다 요시에 여사께서 먼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1988년, 스물 한 살의 나이에 서울올림픽 통역을 맡으며 처음 뵈었고, 그 인연이 어느덧 38년이 되었습니다. 다섯 날의 간격으로 두 분이 함께 떠나셨습니다. 아마도 평생을 함께 걸어온 길을 마지막까지도 함께 가신 것 같습니다.

오는 12일, 박사님의 고별식과 장례식이 있습니다. 두 분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저도 조용히 다녀오려 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은혜와 사랑을 주셨습니다. 가슴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부디 두 분, 하늘에서도 다시 만나 편히 쉬시길 기도합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