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2026 WBC 첫 경기를 11-4 대승으로 장식했지만, 주장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발목 부상 여부가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은 지난 5일 도쿄돔에서 열린 C조 1차전 체코전에서 문보경의 선취 만루홈런을 포함해 셰이 위트컴, 저마이 존스의 홈런까지 나오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한국의 WBC 개막전 승리는 2009년 대만전(9-0) 이후 17년 만이다.
다만 한국이 6-0으로 달아난 4회초, 이정후는 마르틴 무지크의 중전 안타를 처리하고 내야로 송구하는 과정에서 왼발이 꺾여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행히 그는 잠시 발목을 살핀 뒤 곧 자리를 털고 일어나 나머지 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이정후는 경기 후 "(도쿄돔) 잔디가 새 잔디다 보니 너무 길고 많이 살아 있는 상태다. 송구를 할 때 왼발이 박혀서 많이 꺾였다. 일단 경기는 할 수 있는 상태인데, 조금 부었다. 다행히 내일(6일)이 휴식일이니 치료를 받고 하면 괜찮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징 스파이크 같은 경우 잔디에 많이 박히더라. 선수들이 끝까지 조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이날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올렸다. 1회 첫 타석 우전 안타로 물꼬를 트며 문보경의 만루포를 이끌어냈고, 8회에도 중전 안타를 추가했다. ML 시범경기부터 이어온 좋은 타격감이 본선 무대에서도 그대로 발휘됐다.
이정후는 주장으로서 팀 분위기를 이끄는 역할도 맡고 있다. 그는 "너무 부담 가지지 말고 '재밌게 하자', '즐겁게 하자'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우리 목표는 마이애미(8강)까지 가는 거다. 거기서 더 많은 경기를 했으면 한다. 모두 지금처럼만 했으면 좋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비행기 세레머니는 노시환의 아이디어를 이정후가 수렴해 탄생했다. 세레머니에는 8강이 열리는 마이애미까지 전세기를 타고 날아가자는 의미가 담겼다.
이정후는 일본전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그는 "오늘처럼 했으면 좋겠다. 일본이랑 하면 또 다른 분위기일 텐데, 그 분위기에 주눅 들거나 위축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랭킹 1위 일본은 C조 최강 전력으로 꼽히지만,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판 붙어볼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정후의 발목 상태가 빠르게 회복되느냐가 한일전의 핵심 변수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