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음이 버거워질 때면 산은 늘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우리를 기다린다. 수도권 트레킹 명소 중에서도 경기 5악으로 꼽히는 운악산은 해발 937.5m의 높이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곳이다. 관악산, 화악산, 감악산, 송악산과 더불어 경기도의 위용을 대변하는 이 산은 수려한 기암괴석과 빼어난 산세 덕분에 ‘경기의 금강산’으로도 불린다. 이름 그대로 구름을 뚫고 솟은 봉우리는 한 폭의 산수화를 떠올리게 한다. 거친 바위 능선과 그 사이를 메운 노송의 조화는 사계절 내내 등산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힘이 된다.

기암괴석이 빚어낸 절경은 등산객들에게 기분 좋은 긴장감과 벅찬 감동을 동시에 안겨준다. 가평과 포천의 경계에 위치해 해발 900m가 넘는 고지대까지 어느 방향에서 오르느냐에 따라 색다른 풍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운악산의 명물인 출렁다리는 산의 웅장함을 한층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하며 산행의 즐거움을 완성한다.

현재 운악산 입산에 따른 문화재 관람료는 전면 폐지된 상태다. 과거 현등사 입구에서 징수하던 요금이 사라지면서 누구나 비용 부담 없이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다만 국립 운악산 자연휴양림을 이용할 경우에는 별도의 입장료와 시설 이용료가 발생하므로 방문 전 휴양림 운영 규정을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차 요금은 공영주차장 기준으로 승용차 2000원 내외가 부과되며, 세부 운영 기준은 주차장별로 다를 수 있다.

운악산은 산세가 험한 편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정상부에 접근할 수 있는 코스도 있다. 포천 운악광장에서 출발해 운악사 방면을 거쳐 서봉으로 향하는 경로는 대표적인 단거리 코스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정상까지는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코스로 알려져 있으며, 중간에 경사가 급한 구간이 일부 포함돼 있다. 다만 계단과 안전시설이 설치된 구간이 있어 동선을 미리 확인하면 산행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정상부인 동봉과 서봉은 가까운 거리에 있어 짧은 이동으로 두 지점의 정상석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운악산 산행의 특징으로 꼽힌다.
운악산은 암릉 위주의 강한 산세와 계곡 풍경이 함께 나타나는 산이다. 바위 능선이 이어지는 상부 구간과 달리 하부에는 물길과 숲이 어우러진 지형이 형성돼 있어 지형 변화가 뚜렷하다. 가파른 오르막 끝에 마주하는 탁 트인 풍경은 도시에서 쌓인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등산화와 장갑 등 기본적인 안전 장비를 갖추고 발걸음을 옮긴다면 수도권 인근에서 가장 역동적인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하루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