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한국에서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로 인식, 수박과 함께 여름 과일의 상징처럼 여겨진 과일 이 있다.

바로 '참외'에 대한 이야기다. 참외에 대한 유통 공식이 최근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6~8월에 집중됐던 참외 소비가 이제는 봄으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로 2월 말부터 참외 출하가 시작되며 3~5월이 핵심 유통 시기로 자리 잡았다. 대형마트 과일 코너에서도 봄철 대표 과일로 참외가 전면에 등장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여름 과일에서 봄 과일로 바뀐 이유
참외의 제철 인식이 바뀐 가장 큰 이유는 재배 방식의 변화다. 과거에는 노지 재배가 일반적이었다. 자연 기온에 의존해 재배했기 때문에 기온이 높은 여름이 수확의 중심 시기였다.
하지만 현재는 비닐하우스 시설 재배가 대중화됐다. 시설 재배는 온도와 습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계절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겨울에도 일정한 환경을 유지하며 참외 재배가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 발전으로 참외 출하 시기가 크게 앞당겨졌다. 지금은 보통 2월 말부터 수확이 시작되고 3월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물량이 풀린다. 과거와 달리 봄철 과일 코너의 중심 자리를 참외가 차지하는 이유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롯데마트·슈퍼 과일팀 방준하 MD는 “과거에는 6~8월이 제철이었지만 재배 기술이 발달하면서 출하 시점이 앞당겨졌다”며 “유통 시즌은 2월 초순부터 시작해 9~10월까지 이어지지만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3~6월이 품질과 맛이 가장 좋은 시기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봄 참외가 더 달다는 이유
참외 맛이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 시기가 봄이라는 점도 흥미로운 변화다. 많은 소비자들이 여름 과일이 더 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재배 환경에서는 봄이 더 유리한 조건을 갖추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일교차다. 봄철은 낮과 밤의 온도 차가 크다. 과일은 낮에 광합성을 통해 당을 만들고 밤에는 호흡 작용을 한다. 밤 기온이 낮으면 호흡으로 소비되는 당이 줄어든다. 이 과정에서 당이 과일 내부에 더 많이 축적된다.
여름에는 장마가 변수로 작용한다. 비가 많이 오면 참외가 수분을 과도하게 흡수해 당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흔히 ‘물참외’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반면 봄철은 상대적으로 수분 관리가 수월해 당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환경이 형성된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도 3~6월을 참외 맛이 가장 안정적인 시기로 평가한다.

올해 참외 작황과 가격 흐름은?
올해 참외 작황은 대체로 평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1월 한파 영향으로 첫 수확 시점이 예년보다 약간 늦어졌지만 2월 이후 일조량이 회복되면서 초기 착과 물량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재배 면적은 일부 감소했지만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 재배 기술 향상과 스마트팜 확대 영향으로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슈퍼는 올해 봄 시즌(3~5월) 참외 매입 계획을 약 1400톤 규모로 잡았다. 가격 흐름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성주군농업기술센터 참외 가격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10㎏ 상자 평균 가격은 7만3166원이다. 이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며 평년 대비 약 7% 낮다. 소매 가격 역시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3월 3일 기준 참외 10개 평균 가격은 2만7114원으로 평년 가격인 3만1464원보다 약 13.83% 낮다.

농가 전략도 바뀌었다
참외 출하 시기가 앞당겨진 배경에는 농가의 판매 전략도 작용했다. 여름 과일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수박, 복숭아, 포도뿐 아니라 체리, 망고 같은 수입 과일까지 동시에 시장에 등장한다.
이 시기에는 소비자 선택지가 많아 가격 경쟁이 심해진다. 반면 봄철은 경쟁 과일이 상대적으로 적다. 농가 입장에서는 봄에 고품질 참외를 출하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전략이 된다.
이러한 생산 전략과 유통 흐름이 맞물리면서 소비자 인식도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이제 참외는 여름을 기다려야 먹는 과일이 아니라 봄철 대표 과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봄 참외 고르는 방법
마트나 시장에서 참외를 고를 때 몇 가지 기준을 확인하면 품질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껍질 색은 진한 노란색이 선명한 것이 좋다. 노란색이 고르게 퍼져 있을수록 숙성이 잘 된 경우가 많다. 참외 표면의 흰색 골도 중요한 요소다. 골이 선명하고 깊을수록 신선한 경우가 많다.
표면이 까칠한 느낌이 나는 것도 특징이다. 크기는 너무 큰 것보다 성인 남성 주먹 정도 크기가 적당하다. 과도하게 큰 참외는 수분이 많아 당도가 낮을 수 있다.
손으로 가볍게 두드렸을 때 ‘톡톡’ 경쾌한 소리가 나면 상태가 좋은 편이다. 둔탁한 소리가 나면 내부 과육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재배 기술 변화와 유통 구조 변화가 겹치면서 참외의 제철 개념도 크게 달라졌다. 예전처럼 여름을 기다릴 필요 없이 봄철 과일 코너에서 바로 만날 수 있는 과일이 된 것이다. 봄철 큰 일교차 속에서 자란 참외는 아삭한 식감과 높은 당도를 동시에 갖춘 과일로 시장에서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