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가 데이터 연구원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4,381만 원을 기록하고 고용률이 62.9%로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 빈곤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소득 만족도는 오히려 악화되는 등 ‘풍요 속의 빈곤’ 현상이 통계로 확인되었다.

거시 경제의 핵심축인 고용 시장은 수치상으로 견고한 흐름을 유지했다. 2025년 기준 고용률은 62.9%를 기록하며 2020년 60.1%로 저점을 찍은 이후 5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성 고용률이 55.3%로 2020년(50.7%)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전체 수치를 견인한 반면, 남성 고용률은 70.6%로 전년 대비 0.3%p 소폭 하락하며 성별에 따른 흐름 차이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30대(80.8%)와 40대(79.9%)가 고용의 중심을 잡았으나, 20대(60.2%)와 15~19세 청소년층의 고용률은 전년 대비 각각 0.8%p, 0.3%p 감소하며 청년층 노동시장 진입의 어려움을 드러냈다.
국민의 실질 소득 수준을 나타내는 1인당 국민총소득(실질금액)은 2024년 기준 4,381만 원으로 전년보다 3.5% 증가했다. 2011년 이후 매년 2~6%의 증가율을 보이다 2022년 0.3% 감소하며 주춤했던 소득 지표는 다시 회복 국면에 진입한 모양새다. 임금 근로자의 일자리 만족도 또한 38.3%로 2023년(35.1%) 대비 3.2%p 상승하며 2015년 이후 지속적인 개선 흐름을 보였다. 특히 전문 관리직(50.3%)과 사무직(43.1%)의 만족도가 높았으며, 서비스 판매직(32.6%)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폭(3.6%p)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의 이면에는 소득 불평등과 빈곤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전체 인구의 15.3%가 중위소득 50% 이하에 속하는 ‘상대적 빈곤율’ 지표는 전년(14.9%) 대비 0.4%p 증가하며 개선세가 꺾였다.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미국(18.1%)이나 일본(15.4%)보다는 낮으나 영국(12.6%), 독일(11.6%), 프랑스(8.7%) 등 주요 유럽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66세 이상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8%에 달해 노인 계층의 경제적 소외가 심각한 사회적 당면 과제임을 보여준다.

노동의 질적 측면에서도 개선과 과제가 공존한다. 중위 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받는 ‘저임금근로자 비율’은 2024년 16.1%로 2018년(19.0%)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나, 여전히 일본(10.4%)이나 OECD 평균(12.7%)을 상회한다. 성별 임금 격차도 여전해 남성 저임금근로자 비중은 11.1%인 반면 여성은 23.8%로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대학졸업자 취업률 역시 69.5%로 전년(70.3%) 대비 0.8%p 감소하며 고학력 실업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주거 및 환경 등 자산과 결합된 삶의 질 지표는 완만한 개선세를 보였다. 주거 환경 만족도는 88.8%로 전년 대비 0.9%p 상승하며 최근의 증가 추세를 반영했다.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은 12.8㎡로 2010년(8.4㎡) 이후 지속적으로 확장되며 환경적 가용 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농도 또한 16µg/m³로 전년(19µg/m³) 대비 감소하며 대기질 지표가 개선되었다. 다만 소득 만족도는 이번 조사에서 ‘악화’된 지표로 분류되어, 늘어난 소득이 실제 국민의 주관적 만족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제적 역설을 드러냈다.
국가 데이터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GDP 중심 경제지표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제시하고자 했다. 거시 경제 지표의 성과가 국민 개개인의 삶에 고르게 분배되지 못하고, 고령층 빈곤과 청년 취업난 등 구조적 문제가 고착화되는 현상은 향후 경제 정책의 우선순위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분배로 전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