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를 낯 뜨겁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2026-03-05 10:28

국민 5명 중 4명 “한국 기독교 신뢰하지 않는다”

십자가 자료사진. / 픽사베이
십자가 자료사진. / 픽사베이

국민 5명 중 4명이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교회를 '극단적 정치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12.3 비상계엄 옹호가 그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됐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최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에서 '2026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발표회'를 열었다.

기윤실에 따르면 지앤컴리서치가 수행한 조사에서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9.0%에 그쳤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5.4%에 달해 2023년 직전 조사(21.0%)보다 신뢰도가 더 떨어졌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를 묻는 항목에서 기독교(13.6%)는 천주교(25.3%), 불교(24.4%)에 크게 밀려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른 종교들이 이전 조사 대비 신뢰도를 회복한 것과 달리 기독교는 2009년(26.1%) 이후 홀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47.1%는 한국교회의 이념 성향을 '극우(극단적 성향)'로 평가했다. "보수적이지만 극우는 아니다"라고 답한 응답은 11.4%에 불과했다. 기독교인 내부에서도 36.8%가 교회를 극단적 성향으로 평가했다. 응답자들은 한국교회의 이념 성향을 주로 '집회 및 시위(47.6%)'와 '언론 보도(40.5%)'를 통해 판단한다고 답해, 일부 강경 세력의 광장 정치가 제도 종교 전체의 이미지로 전이됐음을 보여줬다.

교회를 극단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12.3 비상계엄 옹호(64.5%)'를 압도적 1위로 꼽았다. '이주노동자·타 종교 등에 대한 강한 혐오와 배타성(58.0%)', '민주적 절차보다 권위주의 옹호(43.7%)'가 뒤를 이었다. 목회자의 정치적 발언 및 집회 참여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88.5%였으며, 기독교인 내부에서도 83.0%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외부의 싸늘한 시선과 내부의 둔감한 인식 사이의 간극도 뚜렷했다. 무종교인의 한국교회 신뢰도는 6.8%에 불과했지만, 기독교인의 67.8%는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답해 극심한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신뢰 회복을 위해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공공의 이익보다 교회의 이익을 앞세우는 태도(24.0%)'가 1위로 꼽혔고, '타 종교에 대한 태도(22.1%)', '불투명한 재정 운영(18.9%)'이 뒤를 이었다. 가장 필요한 사회적 활동으로는 단순 봉사(19.4%)보다 '윤리·도덕 실천 운동(58.6%)'이 압도적으로 높게 지목됐다.

발제를 맡은 성석환 교수(장신대)는 현재의 불신이 일시적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공고화되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김상덕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한신대 교수)은 탈종교화 흐름 속에서도 종교별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공론장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소통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현재의 신뢰도 저점 고착이 교회가 공론장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정당성의 위기라고 지적하고 교회가 윤리적 기반을 회복하지 못하고 극단적 정치와 결합해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주체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