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1km 별빛이 흐른다…낭만 가득한 서울 '무료' 공중정원

2026-03-04 17:02

아스팔트 대신 은하수를 걷다, 서울로7017

차갑게 뻗은 아스팔트 도로 위로 사람들이 걷는다. 발밑에서는 차량 행렬이 끊임없이 지나가지만,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계절마다 다른 색을 띠는 꽃과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한때 속도와 효율의 상징이었던 고가도로가 이제는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보행길로 바뀌었다. 서울역 일대를 가로지르는 ‘서울로7017’은 바쁜 일상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도심 속 산책로다.

서울로7017 / Nghia Khanh-Shutterstock.com
서울로7017 / Nghia Khanh-Shutterstock.com

이 길의 역사는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역 고가도로는 만리재와 퇴계로를 잇는 주요 도로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시설이 노후화됐고, 안전 등급 D등급을 받으며 철거 대상에 올랐다. 서울시는 이를 단순히 철거하는 대신 도시 재생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017년, 낡은 고가도로는 보행 중심 공간으로 새롭게 조성됐다. ‘7017’이라는 이름에는 1970년에 만들어진 고가가 2017년에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와 함께 약 17m 높이의 보행길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1024m 길이의 공중 보행로에는 다양한 식물이 식재돼 도심에서도 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길을 따라 놓인 화분에는 여러 종류의 나무와 꽃이 자라며 산책로 분위기를 더한다. 보행로 곳곳에는 서울로 안내소와 문화 공간, 전시 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장미 홍보관과 목련 홍보관 같은 식물 전시 공간도 조성돼 있어 관람 요소를 더한다. 수국 전망대와 장미 마당에서는 서울역 주변의 도심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서울로7017 / Sagase48-Shutterstock.com
서울로7017 / Sagase48-Shutterstock.com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다.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와 공중 쉼터, 다양한 형태의 화분 공간은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면 비짓서울 홈페이지에서 서울 도보 해설 관광 프로그램을 예약할 수 있다. 해설사와 함께 문화역서울 284, 숭례문, 한양도성 등 인근 역사·문화 유산을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지상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바로 보행로로 올라갈 수 있고, 전 구간이 비교적 평탄하게 조성돼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객도 이동하기 편하다. 인근 건물인 서울로테라스와 연결돼 있어 식사나 휴식을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서울로7017은 24시간 개방되어 있어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며,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밤에는 조명이 켜져 야간 산책을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다.

서울로7017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