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폭발 소식이 들려온 지 몇 시간 만에 이란 내 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거래가 폭증했다.

4일 뉴스BTC 등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습 소식이 퍼지자 이란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가상자산 거래소인 노비텍스(Nobitex)에서 코인을 인출하는 양이 평소보다 700%나 늘어났다.
블록체인(디지털 거래 내용을 기록해 두는 가상의 장부) 데이터를 살펴보는 분석 업체들은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이러한 갑작스러운 증가가 평소의 활동과는 매우 달랐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추적 업체인 엘립틱(Elliptic)에 의하면 첫 번째 공격이 있은 지 몇 분 만에 노비텍스와 연결된 지갑에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돈이 밖으로 나갔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옮겨진 금액은 수 1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군사 작전이 확인되자마자 즉시 시작됐다. 투자자들이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개인 지갑이나 다른 나라의 거래소로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 사람들은 경제 제재와 은행 이용 제한 때문에 암호화폐를 국경 너머로 가치를 보낼 수 있는 소수의 방법 중 하나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돈의 흐름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공격 직후 이란 전역의 인터넷 연결이 약 99% 정도 끊어지면서 거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차단되거나 엄격하게 제한되자 밖으로 나가던 코인 거래도 아주 조금씩만 이뤄지게 됐다.
또 다른 분석 업체인 티알엠 랩스(TRM Labs)는 이번에 나타난 급증이 큰돈을 옮기려는 계획된 행동이라기보다는 갑작스러운 일에 놀란 사람들이 당황해서 벌인 짧은 소동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거래가 적을 때는 작은 움직임도 퍼센트로 보면 매우 커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 경제는 수년 동안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제재 때문에 힘든 상황에 놓여 있었다. 화폐 가치 역시 상당히 약한 편이었다. 이로 인해 일부 시민과 기업들은 대안으로 가상화폐 거래를 해 왔다.
이번 일로 비트코인(Bitcoin, BTC)이나 엑스알피(XRP) 같은 주요 코인의 전체 가격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란 내부의 움직임보다는 전 세계적인 투자 분위기에 더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기록된 700%의 인출 급증은 전쟁 같은 큰 사건이 생겼을 때 가상자산이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가 됐다.
※ 암호화폐는 매우 변동성이 높은 투자 상품입니다.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기에 투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