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수출인 줄 알았는데…필리핀서 1640만 달러 '잭팟' 계약 터졌다

2026-03-04 14:22

원전·조선 핵심산업 협력,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가 되다

한국과 필리핀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1640만 달러 규모의 소비재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원전과 조선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7건의 협력 양해각서를 교환하며 양국 경제 협력의 지평을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넓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필 비지니스 포럼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한-필 비지니스 포럼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필리핀 마닐라 SMX 컨벤션 센터에서 한-필 비즈니스 파트너십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식품과 뷰티, 헬스케어 분야를 아우르는 국내 소비재 기업 52개사와 필리핀 현지 바이어 70개사가 참여했다. 현장 상담을 통해 총 11건의 계약이 성사되었으며 전체 계약 액수는 1640만 달러로 집계되었다. 필리핀 시장 내에서 한국산 소비재에 대한 높은 수요를 확인한 이번 성과는 향후 K-소비재의 현지 진출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행사장에 마련된 소비재와 프랜차이즈 전시관을 직접 방문해 필리핀 내 K-라이프스타일 확산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이어 SM과 Landers 등 필리핀 현지의 대형 유통망을 보유한 기업 부스를 찾아 한국 제품의 인지도 제고와 판로 확보를 위한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현지에서 한국 뷰티와 식품의 인기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과 공조해 필리핀을 동남아 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삼아 우리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같은 날 오전 마닐라 호텔에서는 한국경제인협회와 공동으로 한-필 비즈니스 포럼이 열렸다. 양국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는 조선, 원전, 소비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망라하는 총 7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며 실질적인 산업 협력 체계가 구축되었다. 특히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원전 분야에서의 협력이 두드러졌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수출입은행은 필리핀 전력 기업 메랄코와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협력에 합의했다. 양측은 사업과 재무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으며 이는 향후 필리핀이 신규 원전을 도입할 때 한국 기업의 참여 기반을 강화하는 전략적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 분야의 협력도 구체화되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기술 교육개발청과 조선 산업 기술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지 인력 양성과 기술 협력을 확대해 수빅 조선소에서의 생산 활동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미 2025년 9월 필리핀 대통령이 참석한 강재절단식을 기점으로 현지 생산 거점 구축에 속도를 내왔다. 식품 분야에서는 삼양식품이 필리핀의 대형 유통사인 S&R과 손을 잡았다. 양사는 식품 수출 및 유통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필리핀 전역의 광범위한 유통망을 활용한 한국 식품의 시장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필 비지니스 포럼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한-필 비지니스 포럼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포럼 발표 세션에서는 핵심 광물, 조선, 소비재,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기업의 성공적인 활동 사례가 공유되었다. HD현대중공업, LX인터내셔널, 롯데, 한국수자원공사 등 주요 기업들은 각자의 우수 사례를 발표하며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부는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도출된 성과들이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제 사업 기회로 이어지도록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한-필 경제협력 위원회를 통해 후속 논의를 지속하는 것은 물론 현지 인허가 절차나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지원 체계도 강화한다.

정부는 필리핀이 가진 성장 잠재력과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해 동남아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에 체결된 계약과 양해 각서들은 단순한 물적 교류를 넘어 인력 양성과 기술 이전, 재무 모델 공동 개발 등 고도화된 협력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필리핀 정부의 에너지 전환 및 산업 현대화 정책과 맞물려 한국 기업들의 진출 분야가 더욱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민관 합동 지원 체계를 가동해 현지 시장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