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소방청과 협력하여 개발한 무인 소방 로봇의 실전 투입 역량과 기술적 지향점을 담은 영상 'A Safer Way Home'을 공개하며 첨단 모빌리티 기술을 활용한 인명 구조 및 소방 안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화재나 폭발 위험이 상존해 소방관이 직접 진입하기 어려운 극한의 재난 현장에서 무인 소방 로봇이 수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조명했다. 실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대원들이 출연하고 내레이션에 참여해 현장에서 느끼는 생생한 위험성과 로봇 도입의 시급함을 전달했다. 무인 소방 로봇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로템, 현대모비스가 소방청과 공동 개발한 차세대 화재 대응 솔루션으로 붕괴 위험이나 유독가스가 분출되는 고위험 현장에 선제적으로 투입되어 인명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임무를 맡는다.
로봇은 화재 현장의 극심한 열기를 견디기 위해 특화된 냉각 및 단열 설계를 채택했다. 차체 외부로 미세한 물 입자를 지속적으로 분사해 장비 주변에 수막을 형성하는 자체 분무 시스템은 500도에서 800도 사이의 고온 환경에서도 내부 회로와 구동계를 보호해 안정적인 진압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지난 1월 충북 음성군의 공장 화재 현장에서 실제 투입되어 그 실효성을 검증받은 바 있다. 기동성 확보를 위해 현대모비스의 6X6 인휠 모터 시스템(바퀴 내부에 모터를 직접 장착해 구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각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하며 이는 지하 주차장이나 복잡한 물류 창고처럼 좁은 공간에서도 제약 없는 이동을 보장한다.
연기와 분진으로 인해 육안 식별이 불가능한 현장 상황은 AI 시야 개선 카메라가 해결한다. 단파 및 장파장 열화상 센서를 결합한 이 카메라 시스템은 자욱한 연기를 투과해 불길이 시작된 화점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조종자에게 실시간 영상 데이터를 전송한다. 첨단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은 주변 장애물을 스스로 감지해 충돌을 방지하며 최대 300mm 높이의 장애물을 넘거나 가파른 램프 구간을 주행하며 진입로를 확보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50km에 달해 대형 화재 현장에서 신속한 배치가 가능하다.

소방관들의 안전한 철수를 돕기 위한 기능으로 고압 축광 릴호스가 장착되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축광 소재를 적용한 이 호스는 시야가 완전히 차단된 암흑 속에서 대원들이 진입 방향과 탈출 경로를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 생명선 역할을 한다. 무인 소방 로봇은 단순히 물을 뿌리는 장비를 넘어 현장의 연무량, 온도, 화재 규모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데이터 확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축적된 현장 데이터는 머신러닝(컴퓨터가 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 판단 능력을 키우는 기술)을 통해 향후 더 정교한 화재 대응 시나리오를 구축하는 데 사용된다.
현대차그룹은 제복 입은 영웅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기술적 연대를 지속하고 있다. 부상 군인의 보행 재활을 돕는 로봇 엑스블 멕스나 소방관들의 휴식을 위한 수소전기버스 지원처럼 인간 중심의 가치를 기술로 구현하는 작업의 연장선이다. 소방청은 무인소방로봇이 향후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최적의 진압 경로를 결정하는 완전 자율주행 기반의 피지컬 AI(물리적 실체를 가진 지능형 로봇)로 발전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인간과 로봇이 각자의 한계를 보완하며 재난에 대응하는 하이브리드 소방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