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손익분기점만 무려 천만 관객이라고 알려진 나홍진 감독의 신작 영화 ‘호프’ 관련 소식이 이어지면서 그의 이름이 다시 영화계 중심에 섰다. 이런 가운데 나 감독의 데뷔작이자 한국 범죄 스릴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영화 한 편이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공개된다. 극장 개봉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른 작품이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다시 공개되면서 관객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그 작품의 정체는 바로 영화 '추격자'다.
넷플릭스는 ‘추격자’를 오는 26일부터 서비스한다. 약 18년 전 작품이 다시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에 올라오는 것은 약 18년 만이다. 이미 한국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스릴러 장르 명작으로 자리 잡은 작품이어서 공개 직후 재조명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추격자’는 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2008년 개봉 당시 전국 관객 약 507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제작비 규모가 크지 않았던 작품이지만 입소문을 타며 관객 수가 빠르게 늘었고 한국 범죄 스릴러 장르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았다.

영화는 전직 형사 출신 포주 엄중호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엄중호는 자신이 운영하는 보도방 여성들이 잇따라 연락이 끊기고 사라지는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실종된 여성들이 마지막으로 연락했던 번호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연쇄 살인범 지영민의 존재가 드러난다.
엄중호는 마지막으로 사라진 여성 미진을 구하기 위해 직접 움직이기 시작한다. 영화는 범인을 추격하는 과정과 동시에 경찰 수사 시스템의 한계와 혼란을 교차시키며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좁은 골목과 주택가가 이어지는 서울 망원동 일대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며 현실적인 공간감이 강하게 드러난다.
김윤석·하정우 연기 대결로 남은 장면들

‘추격자’가 지금까지도 자주 언급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다. 엄중호 역을 맡은 김윤석은 절박함과 분노가 뒤섞인 인물을 거칠게 표현했다. 범인을 향해 집요하게 달려드는 장면들은 지금도 한국 스릴러 영화에서 대표적인 연기 장면으로 꼽힌다.
연쇄 살인범 지영민 역을 맡은 하정우 역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무표정한 얼굴과 담담한 태도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영화 전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 작품을 통해 하정우는 충무로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기 시작했다.
두 배우가 좁은 골목과 건물 내부에서 이어가는 추격 장면들은 영화의 핵심 장면으로 꼽힌다.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심리적 압박과 현실적인 공포가 동시에 전달되는 구성이 특징이다.
실제 사건 모티브로 현실감 강화

‘추격자’는 실제 연쇄살인 사건인 유영철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영화는 사건의 구조나 범죄 유형 등 일부 요소를 차용해 이야기를 구성했다. 실제 사건을 직접 재현하기보다는 범죄가 발생하는 도시의 분위기와 긴장감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울 망원동 일대 주택가와 골목을 중심으로 촬영된 배경 역시 현실감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받았다. 화려한 세트 대신 실제 공간을 활용하면서 범죄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을 극대화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해외에서도 주목받은 한국 영화

‘추격자’는 국내에서 10점 만점에 평점 9.09점(네이버 영화)을 받은 것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온라인 영화 데이터베이스 IMDb에서 평점 7.8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해외 영화 매체에서도 강렬한 범죄 스릴러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면서 국제 영화계에서도 작품성이 언급됐다. 이후 할리우드 리메이크 판권이 판매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해외 영화제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히기 시작하던 시기 등장한 작품이라는 점도 의미 있는 부분으로 언급된다.
넷플릭스 공개로 다시 주목받는 이유

넷플릭스는 최근 한국 고전 영화 묶음 형태로 여러 작품을 순차 공개하고 있다. ‘추격자’ 역시 이러한 콘텐츠 묶음 가운데 하나로 공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OTT 플랫폼에서는 과거 흥행작이 다시 주목받는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극장에서 관람하지 못했던 관객이나 젊은 세대 시청자들이 뒤늦게 작품을 접하면서 새로운 평가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추격자’ 역시 개봉 당시 영화를 보지 못했던 시청자들이 처음 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스릴러 장르 특유의 긴장감과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가 그대로 담긴 작품이기 때문에 OTT 환경에서도 충분한 몰입감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 감독이 이후 ‘황해’, ‘곡성’ 등 강렬한 영화들을 연이어 선보였다는 점도 다시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감독의 초기 연출 스타일을 확인하려는 관객들이 ‘추격자’를 다시 찾는 흐름도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음은 네이버 영화에 올라와 공감을 얻은 '추격자' 명대사들이다.
"야, 4885...너지?" (전직 형사, 엄중호 / 김윤석)
"그 아가씨가 지금 이안에 있어~!!" (슈퍼 주인 / 이재희)
"안 팔았어요~.......죽였어요" (영민 / 하정우)
"총각이 거기 서가지고 그놈 오면은 망치로 얼굴을 때려버려~" (슈퍼 주인 / 이재희)
"미진이가 없잖아!!!" (전직 형사, 엄중호 / 김윤석)
"우리 엄마 일하는 거 아니죠? 무슨 일 있는거죠?" (미진의 딸, 은지 / 김유정)
"너같은 x끼가 대게 그러니까" (분석관 / 이종구)
"아줌마, 여기 혹시 망치있어요?" (영민 / 하정우)
"지영민씨, 핸드폰 번호가 016이에요? 018이에요? 지영민 : 016이요~" (오 형사 / 박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