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6시 이후엔 무료입장…한국관광 100선, 춘향전 속 신비로운 '그 정원'

2026-03-04 11:35

신선의 세계와 천상의 조화, 남원 광한루원

누군가를 향한 간절한 마음이 깃든 장소는 세월이 흘러도 그 온기를 잃지 않는다. 전북 남원시에 자리한 광한루원은 그런 애틋한 인연이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남은 공간이다. 소설 '춘향전' 속 성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눈을 맞춘 설화의 무대이자, 조선 시대 사람들이 꿈꾸던 천상의 세계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이곳은 여전히 맑은 서정을 간직하고 있다.

광한루원 / MYOUNG GYU KIM-Shutterstock.com
광한루원 / MYOUNG GYU KIM-Shutterstock.com

광한루원의 중심인 광한루는 보물 제281호로 지정된 건축물로, 경복궁 경회루 등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4대 누각 중 하나로 꼽힌다. 누각의 명칭은 달나라의 미인 항아가 산다는 '광한청허부'에서 따온 것인데, 이는 이곳을 찾은 이들이 마치 달빛 속에 머무는 듯한 기분을 느끼길 바랐던 선조들의 이상향을 반영한다. 누각 앞에는 하늘의 은하수를 상징하는 드넓은 연못이 펼쳐져 있으며, 그 위를 가로지르는 돌다리 오작교는 견우와 직녀의 전설을 지상으로 불러온다. 네 개의 무지개 모양 구멍을 통해 물길이 소통하도록 설계된 오작교는 한국 전통 정원 양식의 미학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다리이다.

광한루원 / 한국관광공사 제공-공공누리
광한루원 / 한국관광공사 제공-공공누리

연못 중앙에는 신선이 산다는 전설 속 삼신산을 형상화한 세 개의 섬인 봉래섬, 방장섬, 영주섬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선의 세계와 우주관을 정원의 형식으로 구현한 구성은 투박하면서도 섬세한 조화를 이룬다. 계절마다 피어나는 연꽃과 울창한 고목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수묵화를 마주한 듯한 정취를 선사한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광한루원은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광한루원의 관람 시간은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하절기인 4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열며, 동절기인 11월부터 3월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특히 매일 오후 6시 이후부터 폐장 시까지는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개방되어 야간의 고즈넉한 풍경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해가 저문 뒤 야간 조명이 켜지면 물 위에 비친 누각의 그림자가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 밤 여행의 묘미를 더한다.

광한루원 / OLIVE JU-Shutterstock.com
광한루원 / OLIVE JU-Shutterstock.com

광한루원의 입장료는 성인 4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어린이 1500원이다. 특히 성인 개인 관람객은 4000원을 결제하면 이 중 2000원을 지역화폐인 ‘남원사랑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실제 부담이 줄고, 지역 상생의 의미도 더한다. 단체 관람객은 성인 20명 이상일 경우 2500원이 적용되며, 초·중·고등학생은 15명 이상부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시간의 속도가 한 박자 느린 곳. 광한루원은 혼자 걷기에도, 소중한 사람과 나란히 걷기에도 잘 어울린다. 오래된 누각과 연못, 섬과 다리가 이어 만드는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쯤 품고 있는 ‘그리움의 이야기’가 조용히 떠오르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광한루원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