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줄어드는 시대에 "학생 늘었다"~전남 '작은학교'의 유쾌한 반란

2026-03-03 09:38

전남교육청, 특성화 모델학교 15개교로 확대… '맞춤형 교육' 효과 입증
목포 서산초·화순 청풍초 등 학생 수 증가세 '뚜렷'… 폐교 위기 극복
해양·영화·골프 등 차별화된 커리큘럼으로 학부모 선택 이끌어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학령인구 감소로 전국 곳곳에서 폐교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남의 일부 '작은학교'들이 학생 수가 오히려 늘어나는 기적을 연출하고 있다. 지역 특색을 살린 차별화된 교육과정이 학부모와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다.

목포서산초등학교 해양특성화교육
목포서산초등학교 해양특성화교육

전라남도교육청은 ‘전남형 작은학교 특성화 모델학교’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둠에 따라, 올해부터 대상 학교를 기존 8개교에서 15개교로 대폭 확대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 인구 절벽 속 '디커플링' 현상… 떠나는 학교에서 찾아오는 학교로

전남 지역 초·중·고 학생 수는 2000년 대비 절반 이상(52.2%) 급감했다. 2024년부터 3년간 줄어드는 학생 수만 1만 5천여 명에 달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하지만 전남교육청이 지난 2년간 추진한 ‘작은학교 특성화 모델’을 적용한 8개 학교는 달랐다. 5개교는 학생 수가 증가했고, 나머지 3개교도 감소세를 멈췄다. 전반적인 학생 수 감소 추세와는 정반대로 가는 이른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고흥대서중학교 글로컬 국제교류
고흥대서중학교 글로컬 국제교류

◆ 바다에서 배우고 영화도 찍고… 특색 있는 수업이 비결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목포 서산초등학교다. 항구 도시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해양경찰서, 해양수산청 등과 연계한 체험 중심의 해양 특성화 교육을 도입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목포 시내 큰 학교에서 전학 오는 학생들이 늘었고, 2026년에는 1학년이 2개 반으로 편성돼 전교생 80명 규모로 성장할 예정이다.

화순 청풍초등학교는 ‘영화’를 교육 소재로 삼았다. 시나리오 작성부터 촬영, 음악 제작까지 학생들이 직접 영화를 만든다. 이러한 창의 융합 교육 덕분에 2025년 5학급에서 6학급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병설유치원도 다시 문을 열게 됐다.

화양초등학교 문화예술교육
화양초등학교 문화예술교육

이 밖에도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 영광 군남초와 국제교류를 추진한 고흥 대서중학교도 1년 새 학생 수가 3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 골프·AI·K-푸드까지… 교육 콘텐츠 다변화

전남교육청은 이러한 성공 모델을 확산시키기 위해 올해 강진 옴천초(창업·진로), 장성 기산초(골프), 진도 서초(AI 디지털 창작) 등 7개교를 신규 지정해 총 15개교를 운영한다.

또한 곡성과 장흥 지역 교육지원청을 중심으로 ‘특성화 교육 클러스터’를 구축해 지역 산업과 연계한 교육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종만 전남교육청 학령인구정책과장은 “작은학교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 교육의 거점”이라며 “단순히 학교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찾아오고 지역이 살아나는 교육 생태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