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이 2일(현지시각) 새벽 헤즈볼라가 장악한 베이루트(레바논 수도) 남부 교외 다히예 일대를 대규모로 공습하면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의 시아파 이슬람주의 성향의 무장 단체다.
AP통신, 로이터통신,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2024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이후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 대한 가장 강력한 공습이었다.
공습은 현지시간 오전 2시 40분쯤 시작됐으며 베이루트에서 12차례 이상의 폭발음이 울렸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레바논 보안 소식통에 따르면 공습은 헤즈볼라의 거점인 다히예 여러 지역을 타격했다. 주민들은 도보와 차량으로 도로로 쏟아져 나왔다. 레바논 국영통신 NNA는 베이루트 남부 교외와 이스라엘 국경 인근 남부 지역에서 대규모 이주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시돈에서는 AP통신 특파원이 국경 방향에서 가족을 태운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선 모습을 목격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와 동부 수십 개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 엘라 와웨야 중령은 "안전을 위해 즉시 집을 떠나 마을에서 최소 1㎞ 이상 떨어진 개방 지역으로 이동하라"고 경고했다.
이번 공습은 헤즈볼라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피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정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한 데 따른 보복이었다. 헤즈볼라는 2024년 11월 휴전 협정 이후 이스라엘을 공격했다고 인정한 첫 번째 사례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이번 공격이 "무슬림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피에 대한 복수"이자 "레바논과 그 국민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즉각 반격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표적을 타격하기 시작했으며 수십 개의 지휘 센터와 로켓 발사 기지를 공격하고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에프라임 데프린 준장은 기자회견에서 "헤즈볼라가 먼저 공격했고 이제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에얄 자미르 중장은 "헤즈볼라를 상대로 공세 작전을 개시했으며 수일간 지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방어에만 머물지 않겠다. 이제 공세로 전환한다"고 강조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49명이 다쳤다고 밝혔으며, 사망자의 약 3분의 2는 남부 지역에 집중됐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헤즈볼라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레바논 남부에서의 로켓 발사를 "레바논의 안보와 안전을 위협하고 이스라엘에 공격의 빌미를 주는 무책임하고 의심스러운 행위"라고 비판하며 "책임자를 처벌하고 레바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살람 총리는 긴급 각료 회의를 소집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는 헤즈볼라 수장 나임 카셈이 이란의 압력에 따라 공격을 결정했다며 이제 그를 제거 대상으로 지목한다고 소셜미디어에 밝혔다. 카츠 장관은 "하메네이의 길을 따르는 자는 곧 그와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