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계란의 포근함에 당면의 쫄깃함을 더한 얼큰계란탕이 집밥 메뉴로 주목받고 있다. 흔한 재료로도 깊은 맛을 낼 수 있어 부담이 없고, 칼칼한 국물 덕분에 해장이나 환절기 보양식으로도 제격이다. 특히 당면을 넣으면 국물의 농도와 식감이 한층 살아나 ‘한 그릇 요리’로 손색이 없다.
얼큰계란탕의 기본은 의외로 단순하다. 핵심은 육수, 고추기름, 그리고 계란을 풀어 넣는 타이밍이다. 여기에 당면을 더하면 포만감까지 잡을 수 있다. 재료는 계란 3~4개, 불린 당면 한 줌, 대파 1대, 양파 1/2개, 청양고추 1~2개, 다진 마늘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국간장 1큰술, 참치액 또는 멸치액젓 약간, 후추, 소금, 들기름 또는 식용유 약간이면 충분하다.
먼저 당면은 찬물에 20~30분 정도 미리 불려 둔다. 시간을 단축하고 싶다면 미지근한 물을 사용해도 되지만, 너무 뜨거운 물에 불리면 겉이 퍼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당면은 국물 속에서 한 번 더 익기 때문에 80% 정도만 부드러워진 상태면 적당하다.

다음으로 냄비에 들기름을 약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먼저 볶는다. 마늘 향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고춧가루를 넣어 약불에서 살짝 볶아 ‘고추기름’을 만든다. 이 과정이 얼큰계란탕 맛의 핵심이다. 고춧가루를 바로 물에 풀어 넣으면 텁텁한 맛이 나기 쉬운데, 기름에 한 번 볶아주면 색감은 선명해지고 깊은 풍미가 살아난다. 단, 불이 세면 고춧가루가 타 쓴맛이 날 수 있으니 반드시 약불을 유지해야 한다.
여기에 채 썬 양파를 넣어 투명해질 때까지 볶은 뒤 물 1리터 또는 멸치·다시마 육수를 붓는다. 육수를 쓰면 감칠맛이 훨씬 풍부해진다. 국간장과 참치액을 넣어 기본 간을 맞춘 뒤 끓어오르면 불린 당면을 넣는다. 당면은 3~4분이면 충분히 익는다. 이때 한 번 젓가락으로 풀어주어 서로 달라붙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이제 계란을 준비할 차례다. 계란은 완전히 풀기보다는 흰자와 노른자가 적당히 섞인 상태로 준비한다. 국물이 팔팔 끓을 때 불을 중약불로 줄이고, 한 손으로 천천히 계란물을 부으면서 다른 손으로 젓가락이나 국자로 부드럽게 원을 그리듯 저어준다. 그러면 국물 속에 꽃처럼 퍼지는 계란 물결이 만들어진다. 이때 너무 세게 저으면 국물이 탁해지므로 주의한다.

마지막으로 어슷 썬 대파와 청양고추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후추를 약간 뿌리고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취향에 따라 두부나 버섯을 추가해도 좋지만, 당면과 계란만으로도 충분히 든든하다. 완성된 얼큰계란탕은 붉은 빛 국물에 노란 계란이 어우러져 시각적으로도 식욕을 자극한다.
이 요리가 특별히 사랑받는 이유는 식감의 대비에 있다. 부드럽게 풀린 계란은 입안에서 사르르 풀리고, 당면은 쫄깃하게 씹히며 국물을 머금는다. 당면은 전분으로 만들어져 국물의 농도를 자연스럽게 걸쭉하게 해 주기 때문에 마지막 한 숟갈까지 맛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영양 면에서도 균형이 좋다. 계란은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B군이 풍부해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고춧가루의 캡사이신은 혈액순환을 촉진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마늘은 면역력 강화에 기여한다. 당면은 탄수화물 공급원으로 에너지를 보충해 주어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다.
얼큰계란탕은 특히 환절기나 비 오는 날에 잘 어울린다. 속이 허할 때, 혹은 과음 다음 날 해장국 대신 선택해도 부담이 적다. 자극적이면서도 기름지지 않아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다.
집에 흔히 있는 재료로도 충분히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얼큰계란탕은 실용적인 메뉴다. 당면 한 줌을 더하는 작은 변화가 국물 요리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 오늘 저녁, 칼칼하면서도 포근한 한 그릇을 원한다면 당면을 넣은 얼큰계란탕을 식탁 위에 올려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