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후 돌아와 습관처럼 손 소독제를 쓰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비누로 직접 씻는 것과 소독제를 바르는 것,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손을 씻을 수 있는 환경이라면 비누와 흐르는 물이 우선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 손 소독제가 충분히 유효한 대안이 된다.
두 방법의 원리는 다르다. 비누의 계면활성제 성분은 손에 붙은 세균과 오염 물질을 물리적으로 떼어내 흐르는 물로 씻어 내린다.
반면 손 소독제는 알코올 성분이 세균과 바이러스의 단백질 외막을 직접 파괴해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비누로 손 씻기의 세균 제거율은 약 99%, 손 소독제는 약 98%로 큰 차이가 없다. 세균 제거 효과만 놓고 보면 두 방법은 거의 동등하다고 볼 수 있다.
단 손 소독제가 통하지 않는 병원체가 있다는 점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노로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노로바이러스는 단백질 껍질인 캡시드 구조로 돼 있어 알코올 성분이 침투하지 못한다. 질병관리청 또한 노로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는 비누와 따뜻한 물로 최소 20초 이상 씻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손에 눈에 보이는 오염이 있거나 음식 조리 전후, 화장실 이용 후 등의 상황에서도 반드시 비누 세척이 권고된다.
손 소독제를 선택할 때는 알코올 함량을 확인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알코올 함량 60% 이상의 제품 사용을 권장한다. 함량이 이보다 낮으면 살균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
다만 알코올 농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빠른 휘발로 인해 바이러스와 충분히 접촉하지 못해 오히려 효과가 줄 수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에탄올 기준 60~80%를 적정 범위로 제시한다. 손 소독제는 구매 시 유통기한도 확인해야 하는데 기간이 지난 제품은 알코올이 휘발돼 살균력이 크게 저하된다.
잦은 소독제 사용은 피부 건조를 유발할 수 있다. 알코올 성분이 피부의 수분과 유분을 빼앗아 예민한 피부에는 접촉성 피부염, 습진,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소독제를 자주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보습 성분인 글리세린이 포함된 제품을 고르거나 사용 후 핸드크림으로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올바른 손 씻기 방법도 중요하다. 서울대학교 건강지식센터에 따르면 비누를 이용한 손 씻기는 흐르는 물에 15~30초간 손바닥·손등·손가락 사이·손톱 밑까지 구석구석 문질러야 한다. 손 소독제는 500원 동전 크기만큼 덜어 손 전체에 골고루 펴 바른 뒤 완전히 마를 때까지 약 10~15초 이상 문질러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어떤 방법이든 제대로 된 방법으로 충분히 씻는 것이 종류보다 중요하다.
손 씻기의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올바른 방법으로 손을 씻으면 감기·바이러스성 질환·식중독 등 감염 질환에 걸릴 확률이 15~25% 낮아지며, 폐렴·설사병 등의 예방률은 40~50%에 이른다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밝혔다. 비누와 소독제 중 어느 쪽을 선택하든 손 위생 그 자체를 생활화하는 것이 감염 예방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