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 주유기가 '딸깍' 소리를 내며 멈춘 뒤에도 금액을 맞추거나 연료를 더 채우기 위해 노즐을 다시 조작하는 운전자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사소한 습관은 자동차 제조사와 환경 당국이 공통으로 경고하는 부적절한 행동이다.

지난 27일 관련 업계와 환경 당국에 따르면, 주유 노즐이 자동으로 차단된 이후에는 추가로 연료를 넣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주유기가 자동으로 멈추는 시점은 연료 탱크가 설계된 적정 용량에 도달했다는 신호다. 이 상태에서 주입을 계속하면 차량의 연료 계통과 배출가스 제어 시스템에 불필요한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차량에는 연료 증발가스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고 다시 엔진으로 보내 태우는 '증발가스 제어 시스템(EVAP)'이 장착되어 있다. 연료는 액체 상태로 저장되지만 기온이나 주행 환경에 따라 일부가 기체로 변한다. EVAP 시스템은 이렇게 발생한 가스를 모아 대기 중 유출을 막고 주행 중에 엔진에서 연소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연료 탱크 내부에 일정한 여유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하지만 주유기가 멈춘 뒤에도 억지로 연료를 더 채우면 증발가스가 머물러야 할 공간까지 액체 연료가 차지하게 된다. 이 경우 시스템이 설계된 조건과 달라지면서 정상적인 작동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등 해외 기관 역시 같은 목소리를 낸다. EPA는 주유 펌프가 자동으로 멈춘 뒤 추가 주입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며, 자동 차단은 탱크가 적정 수준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과도한 주입은 차량의 증발가스 제어 장치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잘못된 주유 습관이 반복되면 차량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거나 시스템 점검 및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연료가 불필요하게 증발하거나 손실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운전자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이는 중요한 문제다. 환경부는 휘발유에서 발생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질소산화물과 반응해 오존을 생성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정부가 주유소에 유증기 회수 설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저감 정책을 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바른 주유 습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차량 관리와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천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주유기가 자동으로 멈추면 그대로 주유를 마무리하고, 금액이나 계기판 눈금을 맞추기 위해 추가 주입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주유를 마친 뒤에는 연료 캡을 확실히 닫아 가스가 외부로 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주유기가 멈춘 바로 그 순간이 주유를 끝내야 하는 가장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