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이런 사람입니다... 나 이혼하는 게 맞는 거겠죠?"

2026-02-27 15:32

네티즌들은 단호했다 "저라면 이혼합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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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그 사람이 바람피웠다는 사실이 제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요.”

27일 오후 인터넷 커뮤니티 82쿡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짧은 제목의 게시물이 순식간에 수십 개의 댓글을 불러모았다. 제목은 단순했다. ‘이혼할까요?’ 그러나 글을 열어본 이용자들은 곧 단순하지 않은 사연과 마주했다. 외도, 폭언, 아이 폭행, 음주운전, 해외 원정 성매매, 그리고 실직. 한 가정의 균열이 적나라하게 적혀 있었다.

글쓴이에 따르면 남편이 몇 년 전 먼저 이혼을 요구했다. 그 무렵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5년간 이어진 남편의 외도였다. 당시 자녀는 고3. 그는 “피눈물을 흘리며 모른 척했다”고 했다. 수험생 아이 앞에서 가정을 깨뜨릴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신 증거를 모았고, 아이가 대학에 입학한 뒤 상간녀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집 안의 공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끝까지 외도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남편은 소송을 취하해 달라고 요구했다. 승소 이후에도 “집 나가고 싶다”, “별거하자”는 말을 반복했다. 진심 어린 사과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남편의 과거를 조목조목 적었다. 외도를 몰랐을 때는 무시와 폭언이 이어졌고, 자녀에게 손찌검을 한 적도 있었다. 음주운전과 해외 원정 성매매도 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혼을 미루어온 이유는 두 가지였다. 아이, 그리고 친정어머니. 하지만 아이는 이제 대학 4학년이 됐고, 친정어머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결정적인 변화는 남편의 실직이었다. 재취업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했다. 그는 “속된 말로 내가 ATM도 아니고, 정신적으로 교류도 안 되는 사람과 살 이유가 없다”고 썼다. “예전엔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내세워 이혼하자던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제가 유리한 조건으로 이혼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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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은 단 하나였다. “아이가 결혼할 때 이혼 가정이라는 게 흠이 되지 않을까요?”

댓글 창이 빠르게 달아올랐다. “저라면 이혼합니다.” 첫 댓글부터 단호했다. “외도 기억은 평생 간다”, “경제력 있으면 더더욱 해야 한다”, “100세 시대에 저런 사람과 사는 건 시간 낭비” 등의 반응이 줄줄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아이 폭행, 원정 성매매, 음주운전 중 두 개만 있어도 이미 끝”이라고 했고, 또 다른 이는 “그 정도면 이혼당해야 할 사람”이라고 직설적으로 적었다.

특히 외도 이후의 태도에 대한 분노가 컸다. “배우자의 불륜도 상처지만 들킨 뒤 행동이 더 정 떨어진다”, “소송까지 한 사람과 한 집에서 산다는 게 더 놀랍다” 등의 반응이 공감을 얻었다. “복수는 내가 잘 나갈 때 하는 것”, “남편 없는 삶이 훨씬 편하다. 집도 깨끗해지고 돈도 절약된다”는 경험담도 이어졌다.

신중론도 고개를 들었다. “아이 혼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별거부터 해보라”, “이혼한다고 새 세상이 열리진 않는다” 등의 소수 의견이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실직한 남편이 과연 순순히 이혼해주겠느냐. 오히려 매달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법적 문제를 짚는 댓글도 있었다. “외도를 알고도 함께 산 기간이 길면, 법원에서 용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산 분할을 꼼꼼히 따져보라는 조언, “철저히 준비하고 말 꺼내라”는 현실적인 충고도 이어졌다.

글쓴이는 댓글을 통해 다시 입을 열었다. “몇 년이 지났는데도 괴롭다. 그냥 안 보고 살고 싶다.” 이 한 문장에 공감이 몰렸다. “어떤 자녀도 엄마가 자기 때문에 죽은 듯 살길 바라지 않는다”, “아이가 결혼을 언제 할지도 모른다. 그때까지 어떻게 버티느냐” 등의 응원이 쏟아졌다. “아이 대학 보내고 이혼했는데 후회 없다”, “자식은 자식 인생을 산다”는 경험담도 덧붙었다.

논쟁의 핵심은 결국 한 문장으로 모인다. ‘아이를 위해 유지하는 결혼’이 과연 누구를 위한 선택이냐는 것이다. 일부는 여전히 “이혼 가정이라는 꼬리표가 현실에서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수는 “형식만 남은 결혼이 오히려 아이에게 왜곡된 관계를 학습시킨다”고 본다. “차라리 당당하게 이혼 사실을 밝히고 이해하는 상대를 만나는 게 낫다”는 현실적인 조언이 눈에 띄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