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아니다...봄동을 잔뜩 사서 '이것' 넣으면 김치도 필요 없습니다

2026-02-27 15:38

제철 봄동과 통마늘의 식감 대비가 주는 입맛의 변화

봄동의 부드러운 잎 사이로 통마늘이 톡톡 씹히는 순간, 평범한 나물은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향은 강하지만 맛은 의외로 순하다.

봄동은 늦겨울과 초봄 사이 가장 맛이 오른다. 잎이 넓게 퍼져 있고 속이 노랗게 차오른 것이 좋은데, 단맛이 선명하고 질감이 부드럽다. 여기에 다진 마늘이 아닌 ‘통마늘’을 썰어 넣으면 맛의 결이 달라진다. 으깬 마늘은 양념에 스며들어 향을 퍼뜨리지만, 통마늘은 씹히는 순간 알싸함을 또렷하게 남긴다. 그 대비가 봄동의 달큰함과 만나 입안을 산뜻하게 정리해준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지만 몇 가지 포인트가 있다. 먼저 봄동 한 포기를 한 장씩 떼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줄기 부분에 흙이 남기 쉬우므로 손으로 벌려가며 여러 번 헹군다.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40초 남짓 데친다. 너무 오래 삶으면 풋내가 사라지는 대신 식감이 무너진다. 데친 뒤에는 곧바로 찬물에 헹궈 색을 살리고, 물기를 부드럽게 짜낸다.

유튜브 'sogyo table 소교식탁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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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마늘은 얇게 편으로 썰거나 굵게 다져 사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마늘 특유의 매운맛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생으로 넣어도 좋지만, 부담스럽다면 끓는 물에 10초 정도만 살짝 데쳐 매운 기를 줄인다. 혹은 팬에 기름 없이 약불에서 한 번만 볶아 향을 부드럽게 만들어도 된다. 이렇게 준비한 통마늘은 봄동과 섞일 때 존재감을 분명히 하면서도 과하지 않다.

양념은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한다. 국간장 1큰술에 고춧가루 반 큰술, 참기름 약간, 통깨를 넣는다. 새콤함을 더하고 싶다면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리고, 단맛은 매실청이나 알룰로스를 소량 넣어 조절한다. 양념을 먼저 섞은 뒤 봄동과 통마늘을 넣고 가볍게 버무린다. 이때 손끝으로 털어 올리듯 섞어야 잎이 뭉개지지 않는다.

유튜브 'sogyo table 소교식탁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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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찬의 매력은 식감의 대비에 있다. 봄동은 숨이 살짝 죽어 부드럽지만 줄기 부분은 여전히 아삭하다. 그 사이에서 통마늘이 씹히며 알싸한 향을 터뜨린다. 씹을수록 봄동의 단맛이 올라오고, 마늘의 향이 뒤따라와 느끼함을 잡아준다. 자극적인 양념 없이도 입맛이 살아나는 이유다.

또한 마늘은 단순한 향신료 이상의 역할을 한다. 특유의 향이 비린 맛을 잡아주고, 나물 특유의 풋내를 정리해준다. 고기 반찬과 함께 먹으면 기름진 맛을 중화시키고, 생선 요리 옆에 두면 입안을 깔끔하게 씻어준다. 한 접시만 있어도 식탁의 균형이 달라진다.

보관도 어렵지 않다. 양념을 과하게 넣지 않으면 냉장고에서 하루 이틀은 충분히 맛이 유지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늘의 향이 은근히 스며들어 또 다른 풍미를 낸다. 다만 오래 두면 마늘 향이 강해질 수 있으니, 통마늘의 양은 처음부터 과하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

유튜브 'sogyo table 소교식탁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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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들깨가루를 한 숟가락 넣어 고소함을 더하거나, 얇게 썬 홍고추를 섞어 산뜻함을 살릴 수 있다. 그러나 기본은 단순하다. 제철 봄동의 단맛과 통마늘의 또렷한 향을 믿고 최소한의 양념만 더하는 것.

통마늘을 넣은 봄동무침은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젓가락을 들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한 입 베어 물면 봄의 단맛과 마늘의 향이 겹쳐지며 입안이 또렷해진다. 계절의 기운을 가장 간결하게 담아내는 방법, 그것이 바로 통마늘을 더한 봄동무침이다.

유튜브 'sogyo table 소교식탁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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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sogyo table 소교식탁TV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