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고치인 67%를 기록했다는 전국지표조사(NBS) 결과가 공개되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보수 심장부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도 56%가 긍정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장동혁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최저치인 17%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26일 방송된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는 신인규 변호사와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토론을 벌였다. 두 사람은 이번 조사 결과가 단순한 등락을 넘어 정치 지형의 변화를 시사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날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67%로 설 연휴 전 조사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부정 평가는 25%였다.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올바른 방향’이라는 응답이 64%로 ‘잘못된 방향’(29%)을 크게 앞섰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 92%, 중도층 73%가 긍정 평가를 했고, 보수층에서는 부정 평가가 54%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80%)와 50대(77%)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18~29세에서는 긍정 평가가 48%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 보면 TK의 긍정 평가가 56%로 가장 낮았지만 절반을 넘었고, 부산·울산·경남은 60%, 서울은 61%였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5%, 국민의힘 17%로 두 배 이상 격차가 났다. 민주당은 4%포인트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5%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해 8월 장동혁 대표 취임 이후 최저치다. TK 지역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28%로 동률을 기록했다. 보수의 텃밭에서 양당 지지율이 같게 나온 것은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변호사는 방송에서 “국민 여론이 정부의 성과에 대한 보상적 지지로 나타난 것”이라며 “특히 중도층에서 70%가 넘는 지지를 보이는 것은 정권 운영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지표”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행정력과 경제 정책, 외교 성과에 대한 평가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장성철 소장은 보다 직설적인 표현으로 국민의힘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국민의힘 망했다. 지방선거 폭망하겠구나. 그렇게 생각이 든다”며 “구도 자체가 ‘대통령이 일 잘하고 있다’라고 잡혀 있기 때문에 국정 정권 견제론 이런 것은 효과적이지 않고 선거 프레임이나 캠페인으로 먹히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에는 ‘이 대통령을 도와줘야 된다’는 분위기 속에서 지방선거를 치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53%로, ‘견제를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34%)을 크게 앞섰다. 여권에 우호적인 선거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장 소장은 특히 TK 민심을 주목했다. 그는 “자칫 잘못하면 대구·경북도 위험할 수 있다”며 “현재 장동혁 대표에 대한 불신이 지지율 17%로 나타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TK에서 민주당이 후보만 잘 내면, 아무리 보수의 본산이라 해도 ‘이번에는 한번 혼나 봐라’는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제 이슈도 지지율 상승 배경으로 거론됐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폐지에 대해 62%가 ‘잘한 조치’라고 답했고, 27%만이 ‘잘못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장 소장은 “주가 상승과 부동산 안정세에 대한 체감이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유권자 입장에서 자산 가치가 오르면 정치적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대한 인식도 예사롭지 않다. ‘혐의에 비해 가볍다’는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고, ‘적절하다’ 26%, ‘무죄이므로 잘못됐다’ 23% 순이었다. 장 소장은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복잡한 감정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을 둘러싼 위기론은 방송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장 소장은 “17%라는 수치는 단순한 하락이 아니라 구조적 붕괴의 신호일 수 있다”며 “장동혁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내에서 ‘절윤’ 논쟁이나 노선 토론이 이어지는 상황을 두고선 “지금은 지도체제 자체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 변호사 역시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도 교정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지지율이 더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TK에서 민주당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낼 경우 판세가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TK에서 대통령 긍정 평가가 56%에 달하고 정당 지지도가 동률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장 소장은 TK의 정치 지형이 단기간에 뒤집히기는 쉽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대구·경북 통합 단체장 선거가 현실화할 경우 경북의 보수 성향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NBS 조사는 23~2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4.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