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아파 절규한다는 '이 질환',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것

2026-02-26 22:30

맥주 한 잔이 부른 관절의 반란, 통풍의 진짜 원인

밤새 멀쩡하던 발이 새벽녘 갑자기 불에 덴 듯 타들어 가는 통증에 휩싸인다.

이불이 스치기만 해도 비명을 지를 만큼 아프고, 발가락 하나가 심장처럼 쿵쾅거리며 뛰는 느낌이 든다. 흔히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표현되는 질환, 바로 통풍이다. 이름은 가볍게 들리지만 실제 통증의 강도는 결코 가볍지 않다.

통풍은 혈액 속 요산 수치가 높아지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요산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 속 ‘퓨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노폐물이다. 정상이라면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혈액 속에 축적된다. 이 요산이 결정 형태로 변해 관절에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통풍의 본질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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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위는 엄지발가락 관절이다. 하지만 발목, 무릎, 손가락, 손목 등 다른 관절에도 발생할 수 있다. 통풍 발작은 대개 갑작스럽게 시작된다. 잠들기 전까지 괜찮다가도 새벽 2~3시경 극심한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다. 관절은 붉게 부어오르고 열감이 느껴지며, 피부가 번들거릴 정도로 팽팽해진다.

통증의 강도는 흔히 출산이나 신장결석에 비유되기도 한다. 칼로 찌르는 듯한 느낌, 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충격이 반복되는 느낌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뼈가 부서지는 것 같다”거나 “관절 속에 유리 조각이 들어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걷는 것은 물론,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림이 지속된다. 이불의 무게조차 견디기 힘들어 발을 이불 밖으로 내놓고 밤을 지새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통풍의 주요 원인은 고요산혈증이다. 붉은 육류, 내장류, 맥주와 같은 알코올, 과당이 많이 든 음료를 자주 섭취하면 요산 수치가 상승하기 쉽다. 특히 맥주는 퓨린 함량이 높고 요산 배출을 방해해 통풍 위험을 높인다. 비만, 고혈압, 당뇨병, 신장 기능 저하 역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잦은 음주 문화로 인해 30~40대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늘고 있다.

통풍은 한 번 발작이 지나가면 통증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발작이 반복되고, 점차 간격이 짧아진다. 만성 단계로 진행되면 관절이 변형되거나 ‘통풍 결절’이라 불리는 덩어리가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 신장결석이나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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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과 관리의 핵심은 요산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우선 과도한 음주를 줄이고, 특히 맥주 섭취를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 붉은 고기와 내장류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저지방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물을 충분히 마셔 요산 배출을 돕는 것도 기본이다. 하루 2리터 이상의 수분 섭취가 권장된다.

체중 관리도 중요한 요소다. 비만은 요산 수치를 높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켜 통풍 위험을 키운다. 다만 급격한 단식이나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식단은 오히려 요산을 증가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가 바람직하다.

이미 통풍 진단을 받았다면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요산 강하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재발 예방에 효과적이다. 통증이 사라졌다고 약을 임의로 중단하면 다시 발작이 올 수 있다. 정기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요산 수치를 확인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통풍은 단순히 관절이 아픈 병이 아니다. 생활습관과 밀접하게 연결된 대사 질환이다. 한밤중 발끝에서 시작된 통증이 삶의 질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 그러나 조기 관리와 꾸준한 생활 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바람이 스치는 것조차 두려운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 오늘의 식탁과 음주 습관을 점검하는 것이 통풍 예방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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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