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평' 압도적 규모…국내 최초, 미디어아트로 직접 느끼는 '신라시대'

2026-02-26 15:29

교과서에서 보던 신라가 눈앞에
미디어아트 전시관 '플래시백 계림'

경주라는 도시는 누구에게나 서로 다른 기억으로 남는다. 누군가에게는 수학여행의 설렘이 깃든 장소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고즈넉한 옛 정취를 찾아 떠나는 쉼터다. 만약 역사책 속 활자로만 접하던 신라의 신화와 설화가 눈앞에서 빛과 소리로 되살아난다면 어떨까. 박물관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던 유물과 이야기가 거대한 영상으로 반응하는 순간, 우리는 시간의 경계를 넘어 천 년 전의 세계로 한 걸음 들어서게 된다.

플래시백 계림 / 경주 문화관광 홈페이지
플래시백 계림 / 경주 문화관광 홈페이지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자리한 ‘플래시백 계림’은 신라의 탄생에서 통일신라의 번영까지 이어지는 서사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히스토리텔링 몰입형 미디어아트 뮤지엄이다.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전시는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약 1700평에 이르는 넓은 공간과 최고 11m 층고를 활용해, 관람객이 ‘전시를 보는’ 수준을 넘어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설계했다. 총 13개 테마 공간으로 구성된 동선은 하나의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마치 신라의 서사 속을 직접 걸어 다니는 듯한 몰입감을 만든다.

플래시백 계림 / 경주 문화관광 홈페이지
플래시백 계림 / 경주 문화관광 홈페이지

전시의 핵심은 초대형 프로젝션 맵핑과 고해상도 미디어 기술이다. 빛의 움직임이 벽과 바닥, 천장을 가득 채우고, 공간 전체가 거대한 화면처럼 변한다. 신라의 탄생 설화부터 왕경의 찬란함, 역사적 전환점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장면마다 시각적으로 재구성되며 관람객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화려한 영상에 입체적인 사운드 연출을 더해 오감을 자극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공간을 이동할 때마다 소리의 결이 달라지고, 장면의 분위기에 맞춰 울림이 확장되면서 서사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된다.

특히 박혁거세 탄생 설화로 대표되는 신화적 요소가 현대 기술과 결합하면서, 기존의 ‘역사 관람’과는 다른 감각을 제공한다. 관람객은 빛과 소리가 만들어내는 세계관 속에서 신라가 지녔던 예술혼과 철학을 보다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전통적인 역사 콘텐츠가 기술과 만났을 때 생기는 에너지는 생각보다 강렬하다. 과거를 단정적인 사실의 나열로 보여주기보다, 감각을 통해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전환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플래시백 계림 / 경주 문화관광 홈페이지
플래시백 계림 / 경주 문화관광 홈페이지

관람 환경과 편의 시설도 세심하게 마련돼 있다. 전시장 내부는 휠체어와 유모차가 이동하기 쉽도록 문턱을 최소화했고, 현장에서는 휠체어 대여 서비스도 제공한다. 관람 시간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60~90분 정도 소요된다. 전시는 연중무휴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며, 입장 마감은 오후 7시다. 이용 요금은 성인 2만 5000원, 청소년 2만 1000원, 어린이 1만 7000원이고 36개월 미만 영유아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경주시민 할인 등 자세한 요금 안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경주가 ‘역사 도시’라는 이름으로만 기억되었다면, 플래시백 계림은 그 역사를 지금의 감각으로 다시 만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오래된 이야기들이 빛으로 변하고, 소리로 숨을 쉬는 공간에서 관람객은 어느새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행자가 된다. 고요한 유적지의 경주와는 또 다른 결의 경험을 찾는다면, 보문관광단지에서 만나는 이 미디어아트 전시는 충분히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다.

플래시백 계림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