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안에 넣는 순간 퍼지는 감칠맛, 혀끝을 밀어내는 탄력, 삼킨 뒤에도 길게 남는 여운. 같은 생선인데도 어떤 것은 갓 잡아 썬 활어회가 압도적이고, 어떤 것은 며칠 숙성을 거쳐야 비로소 제맛이 오른다. 무엇이 이 차이를 가를까. 25일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에 올라온 영상 ‘활어회가 맛있는 횟감, 숙성이 답이 횟감 완전 정리’는 그 질문을 다룬다.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은 활어회와 숙성회의 본질적 차이를 ‘수분’과 ‘어종 특성’에서 찾았다.
영상은 “활어회와 숙성회는 결국 수분과 통제의 문제”라는 정리로 출발한다. 활어회는 살아 있는 생선을 즉살해 한두 시간 이내 썰어내는 방식이고, 숙성회는 즉살 이후 산소 접촉과 온도를 통제해 일정 시간 숙성한 뒤 내는 방식이다. 단순히 냉장고에 넣는다고 숙성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진공 포장이나 숙성지로 감싸 산소를 차단하고, 해동지 교체 등으로 수분을 관리해야 맛의 방향이 달라진다.
맛있는 회의 조건으로는 식감이 먼저 거론됐다. 지나치게 물러지면 선호도가 떨어지고, 적절한 탄력은 기본이다. 다만 숙성은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대신 살의 탄력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두툼하게 썰어 식감을 보완한다. 
숙성 과정이 정교하게 통제되면 감칠맛과 지방은 올라가면서도 탄력을 크게 잃지 않아 얇게 썰어도 완성도가 유지된다. 김지민은 “숙성으로 감칠맛을 끌어올리면서도 탄력을 유지한 얇은 한 점이야말로 고급 회의 전형”이라고 말한다.
활어회에 유리한 조건은 비교적 분명하다. 크기가 작을수록, 붉은살 성향이 강할수록, 수분이 적을수록, 살이 지나치게 단단하지 않을수록 활어로 썰었을 때 장점이 살아난다. 붉은살생선의 기준으로는 근육 내 미오글로빈 함량이 언급됐다. 1kg당 10mg을 넘으면 붉은살로 분류된다. 이런 어종은 신선도가 높을 때 특유의 향과 탄력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 방어, 전어, 고등어, 전갱이 등이 활어로 먹었을 때 강점이 크다.
연체류는 예외 없이 활어 쪽에 무게가 실린다. 오징어와 한치는 유통 과정에서 사실상 ‘강제 숙성’이 진행되기에 가능하다면 즉살 직후 썬 회가 식감과 단맛에서 우위에 있다. 영상은 “아무리 기교를 더해도 갓 잡아 썬 오징어를 이기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분 함량도 핵심 변수다. 수분이 많으면 활어 상태에서 질척이거나 무르게 느껴질 수 있어 숙성으로 수분을 빼는 과정이 필요하다. 반대로 수분이 적은 어종은 활어로 썰었을 때 식감이 또렷하다. 볼락류, 전복치, 쥐노래미, 붕장어 등은 상대적으로 수분이 적어 활어의 장점이 드러나는 편이다. 가자미 가운데서도 봄도다리처럼 새꼬시로 즐기는 어종은 숙성 이점이 크지 않다.
반면 숙성회에 유리한 조건은 ‘크기’와 ‘살의 단단함’이다. 같은 어종이라도 대형 개체가 숙성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낸다. 대방어나 대부시리처럼 크기가 충분히 자란 개체는 숙성으로 지방과 감칠맛이 응축되면서 장점이 분명해진다. 흰살생선, 특히 2.5kg 이상으로 자라는 광어·참돔·농어 등은 숙성 관리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진다.
민어는 대표적 사례로 제시됐다. 수분이 많아 그대로 썰면 물러지기 쉬운 이 생선은 소금 숙성이나 다시마 숙성 등으로 수분을 조절하면 숨어 있던 지방과 감칠맛이 드러난다. 김지민은 “적절히 수분을 통제한 민어는 얇게 썰어도 탄력과 여운이 살아난다”고 설명한다. 
복어류도 숙성의 이점을 크게 본다. 자주복과 참복은 반나절에서 하루가량 숙성한 뒤 썰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살 직후에는 지나치게 질겨 식감이 거칠 수 있어서다. 황복 역시 일정 시간 숙성을 거쳐야 특유의 탄성이 안정된다.
가자미류 중 돌가자미는 살이 단단해 하루 정도 숙성했을 때 맛이 오른다. 수분이 많은 찰가자미는 껍질을 벗기고 수분을 충분히 잡은 뒤 숙성해야 진가가 드러난다. 삼치, 병어, 청어처럼 선어 유통이 일반적인 어종은 자연스럽게 숙성 단계를 거쳐 맛이 오른다. 참치도 대형 개체일수록 숙성 관리에 따라 풍미 차이가 분명하다.
한국인들이 특히 사랑하는 연어회는 대표적인 ‘항공 숙성’ 사례로 언급됐다. 노르웨이에서 출하돼 국내 식탁에 오르기까지 최소 수일이 걸리며, 그 과정 자체가 냉장 숙성이다. 김지민은 “국내에서 먹는 연어는 이미 4, 5일 숙성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활어 상태의 연어는 오히려 지나치게 질겨 일반적인 회 식감과는 거리가 있다고 한다.
영상은 활어와 숙성을 이분법으로 단정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정답은 없다. 다만 일반적인 경향이 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같은 어종이라도 개체 크기, 계절, 수온, 유통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전어도 숙성이 가능하고, 민어도 활어로 즐길 수 있다. 다만 평균적인 조건에서 어떤 방식이 장점을 더 잘 드러내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결국 핵심은 수분과 탄력, 그리고 통제다. 수분이 많으면 숙성으로 빼야 하고, 살이 단단하면 시간을 들여 감칠맛을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 활어가 무조건 신선하고, 숙성이 무조건 고급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어종과 크기, 관리 방식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한 점의 회가 완성되기까지는 ‘갓 잡았다’는 시간 정보보다, 어떻게 통제됐는지가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이 영상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