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외식 물가에 지친 퇴근길,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마주하는 풍경은 대개 비슷하다. 먹다 남은 반찬이나 식재료 등이 우리를 맞이한다. 하지만 이 보잘것없는 재료가 만나면 고급 한정식집 부럽지 않은 '고품격 밑반찬'으로 재탄생한다.

아삭한 식감과 향긋한 향, 그리고 달콤짭짤한 맛이 느껴지기 때문에 남녀노소 크게 호불호 없이 반찬으로 즐길 수 있다.

대파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익힌 후 식혀준다. 대파가 흐물흐물하고 물컹해지면 다 익은 것이라 볼 수 있다.

다 구운 김을 그릇에 넣고 참기름을 둘러 코팅한다. 진간장, 설탕을 기호에 따라 넣고 조물조물 무쳐주면 된다.


◆ 대파를 손질할 때는...
대파는 흰 부분이 길고 단단한 것이 구웠을 때 단맛이 강하다. 초록 잎 부분은 진액이 많이 나오므로 무침의 점도를 조절하는 데 용이하다. 굽기 전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기름이 튀지 않고 노릇하게 구워진다.
특히 대파를 프라이팬에 구울 때 대파 내부의 과당과 포도당이 열에 노출되면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 감칠맛이 증폭된다. 이때 발생하는 대파의 진액은 김의 거친 질감을 부드럽게 감싸는 소스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마른 김을 불에 굽는 것 또한 비린내를 유발하는 성분을 휘발시키고 바삭한 식감을 되살릴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또한 이때 사용되는 김은 조미되지 않은 돌김이나 파래김이 가장 적합하다. 조미김을 사용할 경우 이미 가미된 소금과 기름 때문에 대파와의 조화가 무너질 수 있으며, 금방 눅눅해지기 쉽다.
대파 김무침은 즉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으나, 냉장 보관 시에는 밀폐 용기에 담아 2~3일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권장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김이 대파의 수분을 흡수해 식감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파 김무침은 상황에 따라 누룽지 혹은 소면에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단순한 반찬을 넘어 고품격 일품요리가 탄생한다.
쌀을 눌려 만든 누룽지는 전분이 호화 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구수한 향이 강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파를 구워 생성된 향긋한 향이 더해지면 곡물의 구수함이 한층 깊어진다.
또한 일반적인 잔치국수는 간장 양념장을 따로 곁들이지만, 대파 김무침을 조금 잘게 썬 후 고명으로 올릴 경우 별도의 양념장이 필요치 않다. 위에 대파 김무침을 살짝 올리면 대파의 알싸함과 달큰한 풍미가 어우려저 더욱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비빔밥에도 활용할 수 있다. 비빔밥에 대파 김무침을 넣으면 바삭하면서도 아삭아삭한 식감이 더해지고, 고추장이나 간장을 많이 넣지 않아도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대파 김무침 자체로 충분한 간을 제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