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강진군의 ‘반값여행’ 정책을 또다시 공식 석상에서 언급하며, 이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국가 관광정책의 표준 모델로 치켜세웠다. 지방 소도시의 작은 정책 실험이 대통령의 주목을 받아 국가 사업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관광산업의 성장이 숫자에 그치지 않고, 전국의 골목상권과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통령의 '세 번째' 픽(Pick), 강진 반값여행
이 대통령이 강진군의 사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보고 도중 처음으로 "지역에서 돈을 쓰게 만드는 효과적인 정책"이라며 강진 사례를 직접 거론한 이후, 줄곧 이를 '지역경제 회복형 관광'의 모범 답안으로 제시해 왔다.
이날 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강진군의 ‘반값여행’처럼 여행객의 비용 부담은 낮추되, 그 소비가 지역 상권에 온전히 스며들도록 하는 정책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며 "외국인 관광객의 80%가 서울에 쏠리는 기형적 구조를 타파하고, 지방 관광을 통해 내수 회복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돈 쓰는 관광' 유도… 강진의 성공 방정식
강진군의 ‘반값여행’은 여행객이 강진에서 소비한 금액의 50%를 모바일 지역화폐(강진사랑상품권)로 돌려주는 파격적인 정책이다. 핵심은 환급받은 돈을 다시 강진 내 오프라인 가맹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쓰게끔 설계했다는 점이다. 단순한 현금 살포가 아니라, 관광객의 지갑을 열어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그 효과는 수치로 증명됐다. 시행 첫해인 2024년에는 2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약 24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거뒀다. 투입 대비 10배가 넘는 경제적 파급력을 보인 셈이다. 지난해에는 참여 규모가 2.5배 이상 폭증하며 500억 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역시 1월 19일 시작 이후 한 달 만에 7,300여 팀이 몰리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 강진에서 시작해 대한민국 표준으로
강진의 성공은 결국 중앙정부를 움직였다. 정부는 강진 모델을 벤치마킹한 ‘지역사랑 휴가지원 사업(지역사랑휴가제)’을 올해부터 본격 시행한다. 인구감소 위기를 겪는 농어촌 지역을 대상으로, 여행 경비의 절반(1인당 최대 20만 원)을 지역화폐로 환급해 주는 제도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비 63억 원을 투입, 오는 27일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국 20개 지자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인구 3만의 강진군이 쏘아 올린 '반값여행'이라는 작은 공이, 이제 대한민국 지역 관광의 판도를 바꾸는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 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