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최후 보루는 헌법"~ 5·18 정신 수록 향한 뜨거운 외침

2026-02-26 02:14

25일 국회서 범국민 결의대회 개최… 전국 시민사회·정치권 500여 명 집결
"6·3 지방선거 때 원포인트 개헌 국민투표 실시하라" 한목소리
강기정 시장 "내란 역사 청산하고 미래 세대에 온전한 민주 가치 물려줘야"
우원식 의장 "현행 헌법 38년, 5·18 정신 새기는 것이 시대적 과업"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1980년 5월, 광주를 피로 물들였던 항쟁의 정신을 대한민국 최고법인 ‘헌법’에 새겨넣기 위한 움직임이 다시금 거세게 불타올랐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헌법 전문(前文)에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수록하는 것이야말로 미완의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개헌 촉구 국민결의대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함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개헌 촉구 국민결의대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함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그리고 전국의 5·18 관련 단체들이 주축이 된 ‘5·18정신헌법전문수록개헌국민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대규모 국민결의대회를 열고, 즉각적인 개헌 논의 착수를 촉구했다.

◇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헌법적 공백 메워야

이날 현장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를 비롯해 입법부 수장인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야권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또한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5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워 개헌을 향한 뜨거운 열망을 대변했다.

추진위는 결의문을 통해 현 상황을 ‘헌법적 공백’이자 ‘책임 회피’로 규정했다. 이들은 “5·18은 한국을 넘어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쾌거임에도, 아직 국가의 최상위 규범인 헌법에 그 정신이 명시되지 않았다”며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개헌 촉구 국민결의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개헌 촉구 국민결의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 "6월 지방선거가 골든타임"… 원포인트 개헌 압박

참석자들은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으로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지목했다. 선거일에 맞춰 ‘원포인트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회가 즉각적으로 ‘국민투표법’을 개정하고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실질적인 절차에 돌입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5·18 역사 왜곡을 뿌리 뽑기 위해 관련 처벌 조항을 강화하고, 정신 계승을 위한 후속 입법 마련도 촉구했다. 추진위 측은 “정부와 국회가 이번에도 결단하지 않는다면, 시민의 희생으로 세워진 민주주의를 방관하는 역사적 과오를 범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 강기정·우원식, "내란의 역사 끊고 민주주의 완성하자"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우리는 5·18 정신으로 엄혹했던 계엄의 밤을 걷어내고 대한민국을 구했다”고 회고하며 “헌법에 오월 정신을 명확히 새기는 것만이 과거 군사독재와 최근의 내란 시도 같은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개헌 촉구 국민결의대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함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개헌 촉구 국민결의대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함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우원식 국회의장 역시 “1988년 2월 25일 현행 헌법이 시행된 지 정확히 38년이 되는 오늘, 민주주의의 방벽을 튼튼히 보강해야 한다”며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고 대통령도 약속했던 사안인 만큼, 국회가 앞장서서 5·18 정신을 헌법에 새겨 내란 극복을 완성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 1987년 좌절된 꿈, 이번엔 이뤄질까

이날 초청 강연에 나선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80년 이후 한국의 모든 민주화 운동은 광주에 대한 부채의식에서 시작됐다”며 “광주 정신이 우리 민주주의의 뿌리임을 헌법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 정신의 헌법 수록 논의는 지난 1987년 개헌 당시 처음 제기됐으나 여야 합의 불발로 무산됐고,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발의된 개헌안 역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광주시는 이번 결의대회를 기점으로 대구 2·28, 부마항쟁, 제주 4·3 등 전국의 민주화 운동 단체들과 연대해 개헌 불씨를 되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