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 장학금 5천만 원 남기고 영면

2026-02-25 23:38

- 고령 참전 세대 지원, 6·3 지방선거 보훈 공약 검증 필요
-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하는 아이 없기를”평생 소망 이루고 영면

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 이공휘(91) 씨가 해운대구에 장학금 5천만 원을 기부한 뒤 지난 2월 1일 별세했다. 간암으로 투병 중이던 그는 1월 23일 직접 구청을 찾아 장학금을 전달했고, 해당 기금은 지역 청소년 100명에게 지급됐다. / 사진제공=해운대구
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 이공휘(91) 씨가 해운대구에 장학금 5천만 원을 기부한 뒤 지난 2월 1일 별세했다. 간암으로 투병 중이던 그는 1월 23일 직접 구청을 찾아 장학금을 전달했고, 해당 기금은 지역 청소년 100명에게 지급됐다. / 사진제공=해운대구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 이공휘(91) 씨가 해운대구에 장학금 5천만 원을 기부한 뒤 지난 2월 1일 별세했다. 간암으로 투병 중이던 그는 1월 23일 직접 구청을 찾아 장학금을 전달했고, 해당 기금은 지역 청소년 100명에게 지급됐다.

고인은 6·25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한 뒤 직업군인의 길을 걸었고, 1970년 월남전이 격화되던 시기 맹호부대로 참전했다. 귀국 이후에는 고엽제 후유증을 겪으며 장기간 치료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례는 개인의 기부를 넘어 고령화된 참전 세대에 대한 정책 지원 체계를 돌아보게 한다. 월남전 참전 세대는 대부분 80~90대에 접어들었으며, 만성질환과 장기 치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국가 차원의 보훈급여금과 의료지원 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나, 생활 물가 상승과 의료비 부담을 고려할 때 실질 체감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고엽제 후유증의 경우 장기적 관리가 요구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전문 진료 확대와 돌봄 연계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기초단체장 후보들의 보훈 관련 공약도 검증 대상에 오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를 통해 추가 보훈수당을 지급하거나 의료비를 보조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 지원 수준과 재정 여건은 차이를 보인다.

정책 검증의 핵심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보훈수당 인상이나 의료지원 확대가 구체적인 수치와 재원 마련 계획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다. 둘째, 고령 참전 세대를 고려한 방문 건강관리·장기 돌봄 체계가 포함돼 있는지다. 셋째,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역할 분담에 대한 현실적인 실행 로드맵이 제시돼 있는지다.

선거 과정에서 보훈 정책은 상징적 메시지에 머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빠르게 줄어드는 고령 참전 세대의 현실을 감안하면, 선언적 약속을 넘어 실질적 생활 안정과 의료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공약인지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공휘 씨가 남긴 장학금 5천만 원은 100명의 청소년에게 전달됐다. 한 개인의 나눔은 다음 세대의 교육 기회로 이어졌다. 동시에 그 헌신은 지방정부가 어떤 정책으로 참전 세대를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남기고 있다.

home 최학봉 기자 hb707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