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의 삶을 다룬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을 일으키면서 태백산 자락에 자리한 단종비각이 주목받고 있다.

영화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난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일 기준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전국 19만4639명의 일일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누적 관객수는 621만8965명이다.

영화 인기에 힘입어 조선 제6대 임금 단종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단종비각도 눈길을 끌고 있다. 단종비각은 1955년 망경사의 주지였던 박묵암 스님이 지역 주민들에 의해 세워졌다. 조선 시대부터 단종을 추모하던 자리에 비석을 세우고 집(비각)을 지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비석 전면에는 '조선국태백산단종대왕지비(朝鮮國太白山端宗大王之碑)'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으며, 이는 단종이 태백산의 주인임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단종비각은 단순한 비석 이상의 종교적·문화적 가치를 가진다. 비각의 현판과 비석에 새겨진 글씨는 근현대 한국 불교의 대강백인 탄허스님의 친필로 알려져 있다. 힘 있고 기품 있는 서체가 비각의 엄숙함을 더해준다.

또 정면 1칸, 측면 1칸 규모의 작은 팔작지붕 기와집 형태로, 산 정상부의 험한 기후를 견디기 위해 아담하지만 견고하게 지어졌다.
단종비각은 해발 1400m가 넘는 고산 지대에 위치해 있어 비각 뒤로 펼쳐지는 태백산의 능선과 운해가 어우러진 풍경이 일품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사찰 중 하나인 망경사에서 천제단으로 향하는 가파른 능선길 중간에 위치하며 산행의 피로가 극에 달할 즈음 나타난다.
단종비각은 화려한 궁궐 건축과는 거리가 멀다.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한 어린 왕의 고독함과 그를 신으로 받든 민초들의 소박한 정성이 녹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