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모시고 오길 잘했다'…섬진강 물길 따라 걷는 '대나무 산책로'

2026-02-25 10:54

사색하며 걷기 좋은 곳, 섬진강 대나무숲길

강물은 흐르고 대나무는 바람에 몸을 맡긴다. 전남 구례군 섬진강 변에 자리한 대나무숲길은 화려한 수식어보다 ‘평온’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곳이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사금 채취로 강변 모래밭이 유실될 위기에 처하자, 마을 주민들이 이를 막기 위해 대나무를 한 그루씩 심으며 조성한 숲이다. 주민들의 간절한 마음이 깃든 숲은 수십 년의 세월을 지나 이제 울창한 터널이 되어 방문객에게 쉼터를 내어준다.

섬진강 대나무숲길 / 구례군청 홈페이지
섬진강 대나무숲길 / 구례군청 홈페이지

강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대나무가 내는 서걱거리는 소리는 복잡한 생각을 잠시 멈추게 한다. 산책로는 약 600m 길이로 이어지며, 숲길을 지나면 계절에 따라 코스모스와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나는 생태탐방로가 연결돼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이곳은 누구나 제약 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무장애 편의시설을 갖췄다. 주 출입구와 이동 통로에 턱이 없어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객도 불편함 없이 숲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섬진강 대나무숲길은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며 별도의 입장료도 없다.

섬진강 대나무숲길 / 구례군청 홈페이지
섬진강 대나무숲길 / 구례군청 홈페이지
섬진강 대나무숲길 설경 / 구례군청 홈페이지
섬진강 대나무숲길 설경 / 구례군청 홈페이지

지형적 특성상 강바람이 늘 불어 한여름에도 숲 안쪽은 상대적으로 시원한 체감 온도를 유지한다. 낮에는 댓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인상적인 사진을 남겨주고, 해가 진 뒤에는 은은한 야간 조명이 켜져 산책의 묘미를 더한다. 다만 강가에 인접해 바닥이 다소 습할 수 있으므로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편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강바람에 대비한 얇은 겉옷과 벌레 기피제를 미리 준비하면 더욱 쾌적하게 둘러볼 수 있다.

구례 여행 동선을 짤 때는 대나무숲길을 기점으로 주변 명소를 연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리산 화엄사와 인근 자연 경관을 함께 묶어 여유 있게 둘러보는 코스를 추천한다. 대나무숲길은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가볍게 들러 사색하기에 적합해, 지리산과 섬진강 줄기를 따라가는 하루 일정 중 잠시 숨을 고르는 지점으로 선택했을 때 만족도가 높다. 거창한 준비 없이도 자연이 주는 위로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이곳은 구례를 찾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정적을 선물한다.

섬진강 대나무숲길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