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찜은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하지만, 막상 해보면 표면이 벌집처럼 구멍이 생기거나 질겨지기 쉽다. 식당이나 호텔에서 나오는 푸딩처럼 매끈한 계란찜은 생각보다 작은 차이에서 갈린다. 그 차이를 만드는 의외의 도구로 ‘계란 껍질’을 꼽을 수 있다.

방법은 단순하다. 계란을 깨기 전 깨끗이 세척한 뒤 사용한다. 껍질의 큰 쪽을 반으로 갈라 임시 계량컵처럼 활용한다. 계란 1개 기준으로 껍질 3~4번 분량의 액체를 넣는 것이 기본 비율이다. 별도 계량컵이 없어도 일정한 농도를 맞출 수 있다.
기본 재료는 계란, 소금 1/2티스푼, 고명용 파다. 선택으로 식용유와 간장을 곁들일 수 있다. 액체는 계란 양의 1.5~2배가 적당하다. 40도 이상의 따뜻한 물을 쓰거나, 우유를 사용해도 된다. 우유를 선택할 경우 설탕을 약간 넣고 생강즙을 소량 더하면 비린내를 줄이고 고소함을 높일 수 있다.

조리의 첫 단계는 계란 베이스를 만드는 것이다. 계란을 그릇에 담고 소금을 넣은 뒤 한 방향으로 충분히 저어야 한다. 젓가락을 들었을 때 덩어리 없이 고운 거품이 올라올 때까지 섞는다. 이 과정이 부족하면 익는 과정에서 층이 갈라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액체 혼합이다. 반드시 40도 이상 따뜻한 물을 사용해야 한다. 찬물을 쓰면 내부에 벌집 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껍질로 계량한 물이나 우유를 넣은 뒤 최소 45초 이상 더 저어야 액체와 계란이 완전히 섞인다. 층이 분리되지 않도록 균일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는 질감 정리다. 혼합한 계란물을 고운 체에 1~2회 거른다. 알끈과 작은 덩어리를 제거해야 단면이 매끈해진다. 표면에 남은 잔거품은 숟가락으로 완전히 걷어낸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겉은 익어도 표면이 울퉁불퉁해질 수 있다.
찌는 과정은 불 조절이 핵심이다. 찜기에 물이 끓으면 그릇을 넣고, 그 위에 접시를 덮어 수증기가 직접 떨어지지 않게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약불을 유지해야 한다. 강불은 내부 수분을 급격히 증발시켜 식감을 질기게 만든다. 물을 사용한 경우 5~10분, 우유를 사용했거나 양이 많을 경우 15~20분이 적당하다.

완성된 계란찜은 칼로 단면을 자르거나 숟가락으로 떠보면 푸딩처럼 흔들리는 질감을 확인할 수 있다. 다진 파를 올리고, 기호에 따라 간장이나 식용유를 소량 곁들이면 마무리된다.
맛을 좌우하는 포인트는 네 가지다. 첫째, 40도 이상의 따뜻한 물을 쓸 것. 둘째, 체에 1~2회 거르고 거품을 제거할 것. 셋째, 그릇 위에 접시를 덮어 수증기 낙하를 막을 것. 넷째, 처음부터 끝까지 약불을 유지할 것. 이 조건을 지키면 실패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아이들이나 어르신을 위한 간식으로는 우유를 활용한 방식이 적합하다. 우유와 설탕을 소량 더하면 단백질과 칼슘을 함께 보충할 수 있다. 생강즙을 아주 조금 넣으면 잡내가 줄어든다.

결국 ‘호텔식’이라는 말은 특별한 재료가 아니라 비율과 온도, 그리고 거르는 과정에서 완성된다. 버려질 뻔한 계란 껍질을 계량 도구로 활용하면 매번 같은 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작은 도구 하나가 식감을 바꿀 수 있다.